中옌볜 박태하 “사드 갈등 아닌 바뀐 규정에 한국 선수 불리”

中옌볜 박태하 “사드 갈등 아닌 바뀐 규정에 한국 선수 불리”

입력 2017-03-08 17:17
업데이트 2017-03-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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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 변화는 중국 선수 보호 취지”

“아시아 쿼터가 사라지고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도 바뀌면서 사실상 한국 선수들에 대한 메리트가 없어졌습니다.”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가 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을 바꾸면서 중국 무대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형국이다.

박태하 옌볜 푸더 감독은 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중국 프로팀들이 아시아 쿼터를 활용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한국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이 바뀌면서 아시아 쿼터 제도도 사라져 한국 선수들의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 프로축구 구단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축구굴기(堀起)’ 정책에 발맞춰 리그 수준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스타급 선수 영입 경쟁을 펼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오스카르(상하이 상강), 카를로스 테베스(상하이 선화), 악셀 비첼, 알렉산드레 파투(이상 톈진 취안젠)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오스카르와 테베스의 이적료는 각각 6천만 파운드(840억원)와 4천만 파운드(약 5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 선수들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만들어줬을 뿐 기대했던 중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실력은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결국, 중국은 자국 선수 기량 발전을 위해 올해 슈퍼리그에 참가하는 16개 팀의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을 바꾸는 조치를 단행했다.

중국프로축구는 지난해까지 외국인 선수 4명에 아시아 쿼터 1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었고, 5명 모두 동시에 출전할 수 있었다.

아시아쿼터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출신 선수로 자국 선수와 같은 자격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중국 구단들은 실력이 뛰어난 한국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아시아쿼터를 채웠다.

이번 시즌 중국 무대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정우영(충칭 리판), 김형일(광저우 헝다),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주영(허베이 화샤), 홍정호(장쑤 쑤닝), 윤빛가람, 김승대(이상 옌볜), 황석호(톈진 테다), 권경원(톈진 취안젠),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 10명이다.

광저우 헝다의 수비수 김영권은 왼쪽 정강이 비골 골절이 부러져 수술을 받느라 이번 시즌 등록을 하지 못했고, 대신 김형일이 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올해 중국축구협회는 외국인 선수 규정을 바꾸면서 아시아쿼터를 없앴다.

외국인 선수의 수는 5명으로 지난해와 똑같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를 3명으로 줄였다. 아시아쿼터가 사라지면서 한국 선수들도 거액의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박태하 감독은 이에 대해 “아시아 쿼터가 사라지고 외국인 선수 5명 가운데 3명만 출전시킬 수 있다 보니 감독들도 선수 명단을 짜는 데 고민하고 있다”라며 “선발명단에 외국인 선수 3명을 한꺼번에 넣으면 나머지 2명의 외국인 선수는 아예 기용할 수 없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다 보니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 위주로 쓸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아시아쿼터로 데려왔던 한국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와 똑같은 신분이 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이어 “최근 한국과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때문에 갈등을 겪으면서 한국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는 국내의 시선도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바뀐 외국인 선수 보유 규정 때문에 출전 기회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축구의 이런 변화에 대해 박 감독은 “중국 축구만 생각하면 현명한 조치로 판단된다”라며 “중국 대표팀의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서지 않자 내려진 자국 축구 보호 정책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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