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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용 감독 “한국 여자배구 위기…올림픽 출전 힘들 수도”

김철용 감독 “한국 여자배구 위기…올림픽 출전 힘들 수도”

입력 2016-09-19 17:45
업데이트 2016-09-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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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C컵서 4전 전패…“배구인 모두 경각심 가져야”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여자배구의 올림픽 출전도 힘들어질 수 있다. 배구인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김철용(63)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19일 한국 여자배구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베트남 빈푹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회에 참가 중이다.

대표팀은 고등학생 선수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핵심 멤버와 프로 선수들은 국내 대회, 전지훈련 등의 이유로 대거 빠졌다.

대표팀은 예상대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중국, 카자흐스탄, 일본에 모두 져 B조 4개 팀 중 최하위로 8강에 올랐다.

전날 8강전에서는 태국에 세트스코어 0-3(6-25 12-25 20-25)으로 완패,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4전 전패를 당한 한국 대표팀은 이날부터 시작하는 5∼8위 순위결정전에 나선다.

김 감독은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부진을) 예상했다. 오히려 선수들은 투지를 불사르며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여자배구에 위기가 닥쳤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성장을 멈추었지만 태국, 베트남, 카자흐스탄은 급성장했다”며 “중국, 일본은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대표팀 1군부터 3군까지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감독과 일문일답.

-- 모두가 꺼리는 AVC컵 감독직을 맡았다. 이유가 무엇인가.

▲ 누군가는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모든 지도자가 꺼린 대회지만, 한국 여자배구 발전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 때마침 제자인 장윤희가 코치로 온다고 했다.

-- 조별리그에서 전패했다. 사실상 최하위가 예상된다.

▲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은 탄탄한 대표팀 체계를 구축했다. 태국, 베트남은 장기 육성 프로젝트에 이어 지금은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 여자배구는 제자리걸음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린 선수단으로 대표팀을 꾸렸고, 단 6일 훈련 후 베트남에 왔다.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 이번 대회에는 프로 선수를 4명밖에 선발하지 못했다.

▲ 그렇다. 국내 대회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국제대회는 나라의 명예가 걸려있지 않나. 선수 육성 차원에서도 국제대회 같은 큰 경험이 필요하다. 프로구단이 대표팀 소집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줬으면 좋겠다.

-- 한국 여자배구가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 이곳에서 충격을 받았다. 아시아 팀 모두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페네르바체)을 중심으로 한 배구가 아직 그대로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베트남, 태국, 대만 센터들은 외발 스파이크를 때린다. 한국 대표팀에는 자유자재로 외발 스파이크를 때릴 줄 아는 센터가 없다. 수비수 자세도 중심이 전부 뒤에 있다. 일단 공을 띄워놓고 보는데, 이러면 빠른 배구를 할 수 없다. 한국만의 무기가 없어지고 있다.

-- 빠른 배구? 스피드 배구를 말하는 것인가.

▲ 그렇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스피드 배구로 정상에 올랐다. 장윤희와 정선혜의 리시브는 최고였다. 살펴봐라. 지금 두 사람 만큼 리시브할 줄 아는 선수가 있나. 두 선수가 리시브를 정확하게 해주면 빠르게 공격이 진행됐다. 한국 여자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이겼던 것도 빠른 배구를 했기 때문이다. 신장으로는 유럽이나 남미 배구를 이길 수 없다. 조직적인 배구, 빠른 배구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반복 훈련을 통해 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 여자배구인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올림픽 출전도 힘들어질 수 있다. 체계화된 대표팀 운용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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