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손명준의 사부곡, 올림픽 경기 전날 눈 감은 아버지

마라톤 손명준의 사부곡, 올림픽 경기 전날 눈 감은 아버지

입력 2016-08-25 09:30
수정 2016-08-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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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세상 떠난 아버지, 손명준 24일 귀국해 25일 발인 지켜

손명준(22·삼성전자)의 아버지 고(故) 손보성 씨는 너무 일찍 눈을 감았다.

결승선 도착한 손명준
결승선 도착한 손명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손명준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연합뉴스
아버지가 조금 더 버텨주시길 기원하던 손명준은 아들을 기다리느라 입관하지 못한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20일 눈을 감은 고 손보성 씨의 발인은 25일 오전 8시에 했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들 손명준은 발인 때는 상주 자리를 지켰다.

손명준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구하나바하 베이 해변도로를 돌아 다시 삼보드로무로 도착하는 리우올림픽 남자 마라톤 42.195㎞ 풀코스를 2시간36분21초에 달렸다.

이날 마라톤에 참가한 155명 중 131위. 아쉬운 성적이었다.

손명준은 경기에 몰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13㎞ 지점부터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이 있었다. 아버지의 부고를 받은 터라 마음은 더 아팠다.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는 리우올림픽 마라톤이 열리기 하루 전에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손명준이 경기를 끝낸 뒤에 부고를 접하길 바랐지만, 손명준은 다른 지인을 통해 이를 알고 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명준이 부고를 접했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에 나섰다”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손명준은 24일 귀국했고, 곧바로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충북 음성농협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상주가 도착한 뒤에야 입관을 했다. 발인은 25일 오전 8시로 미뤘다.

손명준과 대표팀, 소속팀 삼성전자 육상단은 이런 사연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려 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변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리우올림픽 마라톤 경기를 마쳤을 때도 손명준은 “무슨 말을 해도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며 “쉬고 싶은 마음보다는 차근차근 다시 훈련을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버지와 이별할 때다. 손명준의 가족은 자연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수목장을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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