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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테니스 유망주 박정원 “테니스는 내게 인생이다”

13살 테니스 유망주 박정원 “테니스는 내게 인생이다”

입력 2015-01-13 11:05
업데이트 2017-06-2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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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훈련을 해도 좋다고 웃었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지 못해도 괜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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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유망주 박정원
테니스 유망주 박정원 테니스 기대주 박정원(신갈초)이 지난 12일 경기 용인 신갈중학교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중학생이 되는 박정원(13·신갈초)에게 테니스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인생이요”라는 성숙한 대답이 돌아왔다.

박정원을 12일 경기 용인 신갈중학교에서 만났다.

새해부터 신갈중학교로 진학하는 박정원은 겨울 방학을 맞아 중학생 형들과 이 학교 테니스코트에서 훈련하고 있었다.

이제 막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박정원의 키는 180㎝라고 했다. 함께 모여서 운동하는 형들 가운데에도 2번째로 큰 키였다.

국내 초등부에서 두드러진 실력을 보이던 박정원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에디허 국제 주니어대회 남자 12세 부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현, 이덕희(마포고)를 잇는 새 유망주로 관심 받고 있다.

에디허 대회는 최고 권위의 주니어대회 가운데 하나로 그리고르 디미트로프(불가리아),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등도 정상을 거쳐 간 바 있다.

박정원은 “국내에서도 우승은 했지만 우승은 할 때마다 기분좋다”며 “에디허 대회 때는 진짜 우승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얼떨떨했다”고 씩 웃어 보였다.

그는 “경기장에 있는 대형 대진표에 우승자는 직접 ‘우승’ 코너에 자기 이름을 쓸 기회가 있는데 제 이름을 쓸 때 정말 신났다”고 짜릿한 기억을 떠올렸다.

박정원이 테니스를 시작한 것은 6살 때였다. 아버지 박정근 씨와 함께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 겨루는 테니스 경기를 TV로 보다가 아버지 박씨가 테니스를 배워보라고 던진 말에 아들 박정원이 “예”라고 대답하면서다.

아버지 박씨는 아들에게 애초 취미 생활로 테니스를 배우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박정원을 가르친 코치들이 아들의 기량이 남다르다며 선수 생활을 권했고 아들도 테니스에 흥미를 느끼면서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박정원은 “여섯 살 때여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냥 멋모르고 시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테니스가 좋다”며 “공이 잘 맞지 않으면 짜증이 나기도 한데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는 과정이 재미있다”며 덧붙였다.

박정원의 강점은 큰 키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다져진 단단한 체격에서 나오는 강한 스트로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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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과 아버지
박정원과 아버지 테니스 유망주 박정원(신갈초·오른쪽)이 지난 12일 경기 용인 신갈중학교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후 아버지 박정근 씨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뒤에는 핸드볼 선수 출신인 아버지 박정근 씨의 지극한 뒷바라지가 있었다.

공무원인 박씨는 손수 웨이트 트레이너 자격증을 따 학교 훈련이 끝난 아들에게 한 시간씩 따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킨다. 일요일에는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매고 등산을 시키기도 한다. 아버지의 특별 훈련이 진행된 게 벌써 1년이 됐다.

식단관리도 아버지가 직접 한다. 아버지 박씨는 아들이 인스턴트 음식이나 빵 같은 밀가루 음식을 최대한 자제하게 하고 달걀흰자, 소고기, 브로콜리, 당근, 오이로 된 식단을 매일 먹게 한다. 박정원에겐 일주일에 딱 하루 토요일만 삼겹살, 치킨 같은 ‘특식’이 허용된다.

엄격한 체력 관리 때문에 힘들진 않느냐는 말에 박정원은 “저는 괜찮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특식 먹으면 된다”고 담담히 말했다.

국제대회 나가면 아버지가 식단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하지만 이미 습관이 됐기에 외국에서도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는 게 박정원의 말이다.

겨울 방학 때 학교에 나와 훈련하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박정원은 “저도 놀고 싶긴 하지만 어차피 제 꿈은 테니스로 우승하는 것”이라며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어른스럽게 말했다.

이어 “아버지의 말이 잔소리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히려 절 생각해서 말씀해주시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아들의 어른스러운 대답을 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 박씨는 “집에서는 저와 거의 친구처럼 어깨동무하고 논다”며 “토요일에 한 번씩 영화관에 가고 특식 먹는 게 아들의 재미”라며 박정원이 집에선 영락없는 막내아들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원이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페더러와 노바크 조코비치다. 페더러에겐 정확한 샷을, 조코비치에겐 끈질긴 근성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박정원은 “20살 때쯤엔 메이저대회에 나가고 싶다”며 “2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그도 힘든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한테 많은 도움을 받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고작 13살. 삶이 테니스 위주로 돌아가는 듯해 보이는 박정원은 “제게 테니스는 인생”이라며 진지한 말을 내뱉고는 밝게 웃어 보였다.

옆에서 듣던 아버지 박씨는 “아빠한테도 하지 않은 말을 한다”며 깜짝 놀라더니 “아들이 도와달라고 하는 한 최대한 닿는 데까지 뒷바라지하고 싶다”며 아들의 꿈을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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