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한입 바나나’ 기획된 저항

‘한입 바나나’ 기획된 저항

입력 2014-05-01 00:00
업데이트 2014-05-01 00:4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바르사 아우베스, 네이마르와 준비…“反인종차별, 말보다 행동이 효과적”

다니 아우베스(31·바르셀로나)가 일으킨 ‘바나나 열풍’은 ‘기획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심각하게만 여겨지던 인종 차별이란 주제를 유쾌한 방법으로 세상에 알린 공이 크다는 평가다.

스페인 스포츠 전문지 AS는 아우베스의 팀 동료인 네이마르가 지난 3월 에스파뇰과의 프리메라리가 경기 도중 원숭이 울음소리를 들은 뒤 매니지먼트사, 아우베스 등과 머리를 맞대 ‘작전’을 짰다고 30일 전했다. 바나나가 날아들면 카메라 앞에서 벗겨 먹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하기로 한 것.

물론 이틀 전 비야 레알과의 경기 도중 아우베스에게 날아든 바나나는 작전이 아니라 질 나쁜 관중이 던진 것이었다. 부상으로 결장한 네이마르는 TV 중계로 아우베스가 바나나 먹는 걸 본 뒤 아들과 함께 바나나를 먹는 사진을 찍어 미리 준비한 ´우리는 모두 원숭이’란 구호와 함께 SNS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자 축구 스타와 유명인들이 줄지어 비슷한 사진을 촬영해 올렸다.

‘작전’에 가담한 광고 전문가 구가 케처는 AS와의 인터뷰에서 “말보다 행동의 파급력이 더 크다”며 “원래 네이마르가 바나나를 먹기로 했지만 아우베스에게 먼저 기회가 왔다. 하지만 똑같은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견에 근거한 악습을 근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해자가 노리는 피해자의 아픔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의류 브랜드가 발 빠르게 지난 29일부터 이 구호와 바나나 이미지가 들어간 티셔츠를 25유로(약 3만 6500원)에 판매할 수 있었던 것도 몇 주 동안 준비한 덕이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4-05-01 1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