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궁결산> 한국 종합우승’글로벌 공한증’ 재각인

<세계양궁결산> 한국 종합우승’글로벌 공한증’ 재각인

입력 2013-10-07 00:00
업데이트 2013-10-0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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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바람 속에서 더욱 빛난 리커브 경쟁력제 실력 발휘 못한 컴파운드는 도전 과제 재확인

한국이 2013년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 입지를 다시 다졌다.

한국은 6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막을 내린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71개 출전국 중에 종합 1위에 올랐다.

덴마크가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2위, 네덜란드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3위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작년 런던올림픽에서 남녀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을 제패해 금메달 4개 가운데 3개를 쓸어담았다.

그 여세를 이번 대회에서 잘 몰아간 것으로 평가된다.

세트제처럼 이변의 가능성을 높이는 경기 방식의 변화, 세계화에 따른 기술과 정보의 보편화 때문에 세계 각국의 실력은 급속히 평준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한국은 2년 연속 메이저대회에서 여전히 가장 선전한 국가로 기록돼 흔들리지 않는 최강자로 군림했다.

한국이 선보인 이번 대회 선전은 ‘글로벌 공한증’을 연장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전통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과 대결할 때 뚜렷한 까닭을 설명할 수 없이 위축되곤 했다.

양궁이 고도의 집중력과 안정감을 요구하는 심리게임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번 선전이 앞으로 선전을 위한 자산이 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코치진이 “상대가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이런 맥락에서다.

태극궁사들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의 액면 성적은 과거와 비교할 때 성에 차지 않는 면이 있다.

대회 때마다 목표로 설정되는 전 종목 타이틀 석권은 달성되지 않았고 개인전 금, 은, 동메달 싹쓸이와 같은 쾌거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쾌거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악재가 오히려 한국의 선전을 돋보이게 했다.

본선 토너먼트가 열린 안탈리아의 파필론 스포츠센터에는 태풍과 위력이 비슷한 바람이 불어 각국 선수들을 괴롭혔다.

바람의 강도가 기술이나 경험으로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변수로 작용하면서 기록적인 저득점, 약자의 승승장구 같은 이변이 속출했다.

선수들이 과녁 밖의 허공을 겨냥하는 오조준으로 시위를 놓아 화살이 표적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한국은 통제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변수를 제어해 리커브의 5개 전 종목에서 메달결정전에 진출하는 저력을 뽐냈다.

컴파운드 양궁에서 세계 최강의 지위를 자랑하는 미국이 이번 대회에서 처절하게 무너진 사실을 볼 때 한국의 선전은 더 부각된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리커브, 컴파운드에서 전 종목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최강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각각 리커브, 컴파운드의 전 부문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한국과 미국의 공통점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달리 강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국 자상 처음으로 컴파운드 개인, 단체전에서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장영술 한국 총감독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리커브에 걸린 금메달 5개 가운데 3개를 따냈다는 점은 어렵지 않은 상황에서 금메달을 독식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커브의 선전과 달리 한국 컴파운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한국 컴파운드 선수들의 기술은 세계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오랫동안 고도의 훈련을 받고 경험을 쌓은 리커브처럼 내공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장영술 총감독은 “기록은 세계수준에 근접했으나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 어려운 상황에서 짜낼 수 있는 자신감 등이 부족한 면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컴파운드도 리커브처럼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 잦은 국제대회 출전과 입상 등을 통해 경험을 쌓으면 실력이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양궁협회는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대비, 컴파운드 대표팀을 아시아권 대회에 집중적으로 파견해 경험을 쌓도록 할 계획이다.

◇ 2000년대 한국 양궁 세계선수권대회 성적

┌────┬────────┬───────────────────────┐

│연도 │ 장소 │ 결과 │

├────┼────────┼───────────────────────┤

│ 2001년 │중국 베이징 │남자개인 1위 연정기 3위 박경모 │

│ │ │여자개인 1위 박성현 2위 김경욱 │

│ │ │남자단체 1위 박경모 연정기 이창환 김원섭 │

│ │ │여자단체 3위 박성현 최진 김경욱 최남옥 │

├────┼────────┼───────────────────────┤

│2003년 │미국 뉴욕 │남자개인 2위 임동현 │

│ │ │남자단체 1위 장용호 최영광 박경모 임동현 │

│ │ │여자개인 1위 윤미진 2위 박성현 3위 이현정 │

│ │ │여자단체 1위 윤미진 이현정 박성현 박미경 │

│ │ │※여자 개인전 금메달 독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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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 │남자개인 1위 정재헌 │

│ │ │남자단체 1위 한승훈 박경모 정재헌 최원종 │

│ │ │여자개인 1위 이성진 2위 이특영 3위 박성현 │

│ │ │여자단체 1위 박성현 윤미진 이성진 이특영 │

│ │ │※전체 종목 금메달 독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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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 │남자개인 1위 임동현 │

│ │ │남자단체 1위 임동현 이창환 김연철 │

│ │ │여자개인 2위 박성현 │

│ │ │여자단체 1위 박성현 최은영 이특영 │

├────┼────────┼───────────────────────┤

│2009년 │한국 울산 │남자개인 1위 이창환 2위 임동현 │

│ │ │남자단체 1위 오진혁 이창환 임동현 │

│ │ │여자개인 1위 주현정 2위 곽예지 │

│ │ │여자단체 1위 주현정 윤옥희 곽예지 │

│ │ │※전체 종목 금메달 독식 │

├────┼────────┼───────────────────────┤

│2011년 │이탈리아 토리노 │남자개인 1위 김우진 │

│ │ │남자단체 1위 오진혁 임동현 김우진 │

│ │ │여자단체 3위 기보배 정다소미 한경희 │

│ │ │혼성경기 1위 임동현 기보배 │

│ │ │※혼성경기 신설·여자부 26년 만의 노골드 │

├────┼────────┼───────────────────────┤

│2013년 │터키 안탈리아 │남자개인 1위 이승윤 2위 오진혁 │

│ │ │여자개인 3위 윤옥희 │

│ │ │여자단체 1위 윤옥희 기보배 장혜진 │

│ │ │혼성경기 1위 오진혁 기보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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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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