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신바람을 내는 ‘해결사’ 박정권(29.SK)이 또 쐐기 적시타를 때리며 펄펄 날았다.

박정권은 1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무사 1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려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간 박정권은 최정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4점째 득점까지 올렸다. 8회 들어 쐐기 적시타와 쐐기 득점을 혼자서 작성한 셈이다.

박정권은 “1루에 발빠른 주자인 박재상이 있는데도 자꾸 변화구가 들어왔다. 이전 타석에서도 변화구가 많았다”라며 “그래서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제대로 안 꺾인 포크볼이 들어와서 때렸다”라고 말했다.

박정권은 앞서 1회 선취점을 뽑을 때도 타선의 연결 고리 노릇을 톡톡하게 했다. 1사 2루에서 투수 배영수 옆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내야 안타를 쳐 1루에 안착했다.

이후 이호준의 1루수 땅볼 때 1점을 내주며 흔들린 배영수는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여기에서 김재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2점째를 내줬다.

SK가 이후 8회까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1회 선취점이 무척 소중했다. 특히 절치부심하고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를 상대로 ‘기분 나쁜 안타’를 뽑아내며 흔든 박정권의 공이 무척 컸다.

박정권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6-4로 앞선 6회말 2점 홈런을 터뜨려 SK의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정권은 주전으로 자리 잡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가을 사나이’로 떠올랐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21타수 10안타(타율 0.476)에 8타점을 작성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KIA와 한국시리즈에서도 28타수 11안타(타율 0.393)를 치고 홈런 2개와 9타점을 올렸다.

그처럼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결국에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SK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1년 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박정권은 여전히 위력적인 타구를 빚어내며 팀을 이끌고 있다. 연일 중요할 때마다 한 방씩 쳐 준 덕분에 SK도 지난해에 못 이룬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에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다.

박정권은 “삼성의 분위기가 좋다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것만 준비했다”라며 “전체적으로 자기가 할 일을 잘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