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외면한 최태원 “朴, 독대서 출연금 확인”

박근혜 외면한 최태원 “朴, 독대서 출연금 확인”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7-06-22 22:28
업데이트 2017-06-2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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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첫 ‘독대’ 관련 증언

“朴, 안종범에 SK 출연금 물어
동생 가석방 문제 완곡히 부탁”
檢 질문엔 “네”… 소극적 대답
朴, 안경 쓰고 최 회장 빤히 응시


“확인 차원에서 묻겠습니다.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은 어디에서 만났나요.”(검찰)

“청와대 인근 단독 주택에서 만났습니다.”(최태원 SK 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2일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이 22일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법정에 출석해 1년 4개월 전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나눴던 대화를 증언했다. 최 회장은 동생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의 가석방을 완곡히 부탁했고 박 전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액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2일 재판에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석해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내용,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 등에 관해 증언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2일 재판에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총수 중 처음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석해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내용, K스포츠재단 추가 지원 등에 관해 증언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최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2월 16일 박 전 대통령을 40분간 독대했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재벌 총수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법정에 출석한 첫 번째 증인이다.

최 회장은 법정에서 증인석의 오른편에 있던 박 전 대통령에게 아예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검찰 질문에는 “네”라든가 “맞는 것 같습니다” 식의 소극적인 대답만 했다. 피고인석의 박 전 대통령은 무테안경을 쓰고 최 회장의 얼굴을 빤히 응시하거나 신문 관련 서류에 집중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자리에 안종범(58·구속 기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배석했고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SK의 미르·K재단 출연금을 물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SK가 미르·K재단에 출연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이드러너’ 사업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는 게 최 회장의 증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가이드러너 용역 사업 등의 명목으로 K스포츠재단 등에 89억원을 추가 지원하도록 요구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독대 초반 박 전 대통령이 “요즘 잘 지내시느냐”고 인사말을 건네왔고 이에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만 집이 편치 않습니다. 동생이 아직 못 나와서 제가 조카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대통령 면담 중 최 부회장의 석방 문제를 함부로 꺼내는 게 조금 부담스러워 완곡하게 얘길 꺼냈냐”고 묻자 최 회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 회장 사면이 결정되기 전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묻자 최 회장은 잠시 망설이다 “들어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최 회장은 또 당시 독대에서 워커힐 호텔의 면세점 사업권, CJ 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 등도 건의했다고 인정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6-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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