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로비’ 진실공방에… 국회 현장검증 나선 재판부

‘입법로비’ 진실공방에… 국회 현장검증 나선 재판부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5-04-21 00:04
업데이트 2015-04-21 03: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신학용·신계륜 의원 측 요청 수용 “가구 등 김씨 진술과 일부 달라”

“가구는 어떤 식으로 배치돼 있었습니까?” “7~9명이 앉을 수 있는 직사각형 테이블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파나 사무용 책상은 없었나요?” “테이블과 의자만 기억납니다.”

이미지 확대
국회 1500만원 뇌물 수수 의혹 현장으로
국회 1500만원 뇌물 수수 의혹 현장으로 국회 안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대해 심리 중인 장준현(가운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20일 현장검증을 위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위원장실은 신 의원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에게서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곳으로 지목됐다.
이른바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63)·신계륜(61) 의원에 대한 현장검증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금품을 받은 인물과 장소를 놓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 김민성(55)씨와 의원 측 간 진술이 엇갈리자 법원은 이례적으로 국회를 찾았다.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장준현 부장판사는 김씨 및 검사 등과 함께 가장 먼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비서실로 들어갔다. 김씨가 신학용 의원에게 상품권 500만원을 건넸다고 법정 진술한 장소다. 이곳을 비롯해 수석전문위원실, 입법조사관실을 10~15분마다 오가며 김씨의 증언과 실제 상황을 비교하던 장 부장판사는 “일부 증언 내용이 현장 상황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진술한 수석전문위원실이 아닌 입법조사관실에 있는 탁자가 금품 전달 당시 본 것과 유사하다고 김씨가 말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신계륜 의원실로 자리를 옮겨 40분가량 현장검증을 펼쳤다. 김씨는 ‘소파에 3000만원을 두고 왔다’고 진술했지만 신 의원 측은 ‘의원실에는 소파가 없다’고 반박했었다. 실제로 의원실에는 소파가 없었다. 이와 관련, 변호인 측은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 측은 “김씨는 30~40분 기다리다가 아주 짧게 신 의원을 만났다”며 “방문 목적은 청탁과 금품 공여였지 가구 배치 파악이 아니었다”고 일축했다.

두 의원은 앞서 학교 명칭에서 ‘직업’을 빼고 ‘실용’을 넣을 수 있게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대가로 김씨로부터 각각 1500만원과 55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신학용 의원은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 발의 대가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360만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르면 6월 초 최종 변론과 함께 결심을 갖고 선고 기일을 정할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5-04-21 8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