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1조 분식회계 증거, 금고지기 USB서 찾은 듯

효성 1조 분식회계 증거, 금고지기 USB서 찾은 듯

입력 2013-10-14 00:00
업데이트 2013-10-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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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세무조사 자료 분석중

효성그룹의 탈세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부터 그룹 회계·재무 담당자 등 핵심 임원들을 본격적으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소환 조사를 앞두고 조석래(78) 회장 일가와 그룹 주요 관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휴일인 13일에도 수사팀 전원이 출근해 효성그룹 본사와 조 회장 자택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와 효성캐피탈 본사, 조 회장 및 임원 등 자택 10여 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은 세무조사 자료와 압수물을 대조하고, 지난 4월 대검 중수부에서 이첩받은 효성그룹의 내사 기록도 검토했다. 검찰은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확보된 고동윤(54) 상무의 USB(이동식 저장장치)도 들여다보고 있다. 고 상무는 조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여기에는 10여년간의 분식회계와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위장한 내용을 조 회장에게 보고하는 문건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우선 소환 대상자인 고 상무를 소환해 보고서의 작성 경위와 조 회장 지시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CJ그룹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회장 일가의 재산을 관리해 온 임원들과 그룹의 회계·재무 담당자들이 주요 소환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조 회장과 세 아들인 현준(45)·현문(44)·현상(42)씨 등에 대해 출국 금지했다. 또 국세청으로부터 함께 탈세 혐의로 고발된 이상운(61) 부회장과 고 상무, 최현태(59) 상무 등 효성그룹 탈세 의혹에 관여된 고위 임원들도 출국 금지했다.

효성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로 발생한 해외 사업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감추려고 이후 10여년 동안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해 수천억원의 법인세를 탈루한 의혹을 받아왔다. 또 해외 법인 명의로 거액의 돈을 빌려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대여한 뒤 ‘회수 불능’의 매출 채권으로 처리하고, 해당 자금을 국내 주식거래에 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차명으로 1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소득세와 양도소득세 등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효성그룹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1일 압수수색 당시 그룹 측이 내부 컴퓨터 디스크를 일부 폐기하거나 교체한 정황을 파악,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그룹의 전산팀장을 소환해 조사했으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 측은 “컴퓨터 교체 시기에 따른 것일 뿐이며 국세청에서 이미 복사해 간 자료이기 때문에 증거인멸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3-10-1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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