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장애학생 비난 여론 안타까워…혐오 그만”

특수교사 “장애학생 비난 여론 안타까워…혐오 그만”

윤예림,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8-01 10:10
업데이트 2023-08-0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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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2023.7.29 연합뉴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팻말을 들고 있다.
2023.7.29 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이 자신의 발달장애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해당 교사를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를 계기로 주호민을 향한 비판을 넘어 장애 아동에 대한 혐오가 난무하자 8년 차 특수교사는 “특수교사와 학부모 사이 대립관계가 형성되고, 학생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 많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 7월 31일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에는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이 출연했다.

정 실장은 그동안 특수교사가 힘들어하던 상황이 조명받고 있는데도 마냥 반가워할 수 없다면서 “사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학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분리교육을 해라’처럼 일각에서 혐오 정서가 표출되고 있는데, 교사와 학부모는 대립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학생을 위해서 노력하고 서로 신뢰하면서, 학생을 위해 나아가야 하는 같은 교육공동체”라고 강조했다.

“고강도 도전행동 관련 매뉴얼 없어”
특수교육은 시·청각장애, 지체장애, 의사소통장애, 학습장애 등이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말한다. 일반 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일반 학생들과 같은 학급에 속하지만, 일부 수업은 특수학급으로 이동해 특수교육을 받는다. 수업 외에 교내 다른 활동은 자신이 속한 일반 학급에서 하며, 이처럼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속한 학급을 통합학급이라고 한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때 말로 표현하는 대신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식으로 표현되는 행동을 ‘도전행동’이라 부른다. 학생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도전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행동이라는 의미다. 최근 ‘돌발행동’이라고 많이 쓰이고 있지만 학계와 교육계는 도전행동을 사용한다.

교사는 도전행동을 막기 위해 미리 예방교육을 하고 환경도 조성한다. 다만 고강도로 위험한 도전행동에 대해서는 교사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교사 양성 과정에서 고강도 도전행동에 대한 대처 방법을 배우지 않았고, 교육 현장에 관련 매뉴얼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의 도전행동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가 이뤄지기도 한다. 교권보호위원회와 관련해 정 실장은 “보호자 등이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다는 사실이나 그 결과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에는 그걸 문제 삼아서 민원을 넣거나 아동학대 고소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주저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실장은 “모든 장애 학생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절대 아니다”라면서 “그거야말로 차별적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특수교육기관·특수교사 확충돼야”
정 실장은 장애 학생 지도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게 가장 절실하다”면서 “특수교육기관과 교사도 같이 확충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특수교육 대상자는 2011년 8만 2665명, 2018년 9만 780명, 지난해 10만 3659명으로 증가 추세이지만, 2023학년도 특수교사는 전년도보다 545명 감소한 349명을 선발했다. 지난해에는 894명을 선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사회는 혐오적인 시선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서 살아가야 하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학생 때 분리 교육을 하다 사회에서 만났을 때 갑자기 서로 잘 지내며 살 수는 없다. 학생 때부터 통합 교육을 실행하면서 비장애인도 장애인이랑 어떻게 함께 어울려서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법을 배우고, 장애인도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어울려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수교사가 교육을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정비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예림 인턴기자·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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