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대별 경찰·소방당국 움직임 재구성
총체적인 부실 대응 속속 드러나
구조 위해 대기하는 구급차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에 구급차가 모여있다. 2022.10.3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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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고 하는데 너무 불안하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경찰이 통제해서 사람들을 빼야 할 것 같다.” 112치안종합상황실에 ‘압사’를 언급한 첫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했지만 인파만 해산한 뒤 상황을 종결했다. 오후 9시부터는 관련 신고가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은 오후 9시 7분부터 오후 10시 11분까지 접수된 신고에 대해선 아예 현장 출동을 하지 않았다. 복잡하고 위험했던 골목은 오후 10시가 넘어서면서 몰려든 인파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이태원 일대의 불법 증축과 무허가 건물은 T자형 골목의 병목 현상을 가중시켰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을 지나는 경찰들. 2022.11.4 연합뉴스
●오후 10시 18분 소방당국은 서울경찰청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압사 위험성을 알리는 구체적인 신고가 접수된 지 2분 뒤인 10시 17분 현장에서 2㎞ 떨어진 용산소방서에 투입을 지시했고, 구조대원들은 2분 뒤인 10시 19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후 출발한 추가 인력은 쉽게 현장에 진입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계속 쓰러지고 있었다. 당시 현장에는 예정보다 1시간 30분 늦게 투입된 교통기동대 1개 제대(20명)를 포함해 모두 26명의 교통경찰이 13만명의 인파가 몰린 일대의 교통 통제를 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중상자를 실어날라야 할 구급차는 10시 18분 출발했지만, 10시 42분이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2022.11.01 연합뉴스
이때까지도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장,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은 참사 발생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김 청장은 오후 11시 36분 이 전 서장으로부터 전화 보고를 받아 참사 사실을 알게 됐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 오후 11시 1분 소방청 직보로 이들보다 먼저 참사 소식을 알았다.
그동안 소방당국은 10시 28분 사고 사실을 서울시 재난통합상황실에 알리고, 10시 29분에는 용산구청 상황실에도 이를 알렸다. 이후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동한 소방당국은 10시 45분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재난의료지원팀 출동을 요청했다. 10시 53분에는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 치료를 시작했다. 이후 11시 13분 대응 2단계, 11시 50분에는 최고 대응 단계인 3단계를 발동했다. 김 청장은 다음날 0시 25분에야 참사 현장에 도착했고, 경찰청의 지휘부 회의는 새벽 2시 30분에 열렸다.
홍인기·김주연·최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