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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봉화 광산매몰 고립자 아들의 손편지

“아버지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봉화 광산매몰 고립자 아들의 손편지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11-04 15:55
업데이트 2022-11-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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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박씨(62)의 첫째 아들 박근형(42)씨가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을 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2.11.4 연합뉴스
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박씨(62)의 첫째 아들 박근형(42)씨가 아버지의 극적인 생환을 기원하며 천공에 넣을 편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2.11.4 연합뉴스
“아버지, 밖에(서)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 사고로 작업자 2명이 190m 땅속에 고립된 지 오늘(4일)로 열흘째다. 고립된 작업자의 가족은 아버지의 생환을 기원하며 손편지를 써내려갔다.

고립된 작업자 박모(62) 조장의 아들 박근형(42)씨는 “아버지, 밖에(서)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편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보조작업자 박모(56) 씨의 조카는 “이모, 엄마, 삼촌들이 삼촌 구조하게 구조대원들과 백방, 팔방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구조할 때까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요. 삼촌 사랑합니다. 힘 잃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금방 구출됩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라고 적었다.

소방당국은 가족들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기초의약품(식염포도당, 미음, 종합 진통해열제, 간이용 보온덮개, 음료) 등과 함께 시추를 통해 확보한 구멍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가족들은 구조 작업이 펼쳐지고 있는 갱도 옆 컨테이너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시추기 옆에서 굴삭기 작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2022.11.4 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사고 10일째인 4일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 신호를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시추기 옆에서 굴삭기 작업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 2022.11.4 연합뉴스
한편 아연 채굴 광산 매몰 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제1 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 갑자기 밀려 들어온 토사 300~900t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채굴 작업을 하던 7명 중 2명은 이날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같은 날 오후 11시쯤 업체 측에서 구조했다. 광산 운영업체 측은 나머지 2명의 구조가 어려워지자 하루 뒤인 27일 오전 119에 신고했다. 박 조장과 보조작업자 등 작업자 2명은 갱도 내 뻘이 쏟아지는 지점으로부터 70m 안쪽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현재 190m 땅속에 고립된 상황이다.

구조 당국은 고립된 작업자 2명의 생존반응 여부 확인 작업과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구조당국은 이날 오전 고립된 작업자 2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조 예정 지점’ 일대에 천공기 11대를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11대 중 3대(3호공·4호공·6호공)는 전날 목표 지점인 지하 170m에 도달해 내시경과 음향탐지 장치로 갱도 내부를 확인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제1 수직갱도와 가까운 8호, 10호공 천공이 완료되면 추가로 내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구조 진입로 확보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제2 수직갱도 지하 140m까지 내려간 뒤 매몰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방향으로 진입로를 뚫고 있다. 막바지 30여m 암석 구간에 광산구조대를 투입하고 있지만, 진행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건상 발파 작업을 할 수 없어 쇼벨(굴삭기)로 일일이 파내고 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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