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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현장서 30명 구하고 사라진 외국인 찾고 싶습니다”

“참사 현장서 30명 구하고 사라진 외국인 찾고 싶습니다”

이보희 기자
입력 2022-11-03 11:49
업데이트 2022-11-0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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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식당과 클럽 등도 구조에 적극 동참

사고현장에 놓인 추모의 꽃
사고현장에 놓인 추모의 꽃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일대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나 30일 오후 4시 30분 현재 153명(외국인 포함)이 숨지고 103명이 다쳤다. 2014년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 사고다. 정부는 다음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30일 사고 현장 인근에 시민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두고 간 꽃이 놓여 있다.
오장환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밤 해밀톤호텔 옆 좁은 골목에서 압사 위험에 빠진 수십명을 구조한 뒤 사라진 의인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20대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6시쯤 친구 5명과 함께 핼러윈 축제를 즐기고자 이태원 일대를 걸었다. 이들은 참사가 발생하기 직전 해밀톤호텔 옆 계단으로 움직였다.

A씨는 위쪽에서 밀려오는 인파, 아래에서 올라오는 인파 등에 갇혔고 결국 버티지 못해 왼쪽으로 넘어졌다. 이후 다른 남성 4명에 깔렸다.

이후 A씨는 15분 가량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이대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쯤 건장한 체격의 흑인 남성이 자신의 팔과 겨드랑이를 끌어안고 밭에서 무를 뽑듯이 자신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키 182cm, 몸무게 96kg인 A씨를 들어올려 골목 옆 일본 술집에 데려다놓은 이 흑인 남성은 다른 외국인 2명과 함께 압사 위기의 사람을 계속해서 도왔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이들 외국인 3명은 술집이나 클럽 직원은 아닌 듯했다”며 “무려 30명가량을 구조했다. 119 구급대원들이 출동한 후 조용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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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용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주변 상가들이 애도 기간중  휴업을 결정한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2.11.3.안주영 전문기자
3일 용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주변 상가들이 애도 기간중 휴업을 결정한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2.11.3.안주영 전문기자
A씨는 이날 왼쪽 무릎과 발목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으나, 당시 인명 구조에 동참했다고 한다. 그는 아비규환 속에서 인근 식당과 클럽 등도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적극 도왔다고 밝혔다.

인근 술집에서 문을 열고 다친 사람들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물을 주며 구조에 동참했다으며, 한 클럽에서는 산소통을 가져다 쓰러진 사람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목숨의 은인을 찾고 싶다. 이들 외국인을 찾기 위해 사고 이후 유튜브와 각종 SNS를 다 뒤졌지만 허사였다. 그들을 만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면서 “내가 말하는 외국인을 아는 분이 있다면 정보를 공유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이태원 참사로 인해 희생된 사망자는 2일 저녁 기준 156명, 부상자는 172명이다. 정부는 오는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이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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