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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설강화’ 계속 방영…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드라마 ‘설강화’ 계속 방영…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오세진 기자
입력 2021-12-29 17:25
업데이트 2021-12-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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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설강화’ 포스터. JTBC 제공
JTBC ‘설강화’ 포스터. JTBC 제공
법원이 운동권 학생인 척하는 남파 간첩을 등장시킨 JTBC 주말드라마 ‘설강화’가 민주화 운동 역사를 모독하고 있다며 이 드라마의 상영을 금지해달라는 시민단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부장 박병태)는 29일 시민단체 세계시민선언이 드라마 제작사인 JTBC스튜디오를 상대로 제기한 드라마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드라마 내용이 단체의 주장과 같이 왜곡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국민들이 그 내용을 맹목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단체의 주장은 일반 국민들의 인격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음을 이유로 한 것으로, 단체가 임의로 국민들을 대신하여 신청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드라마의 내용이 단체를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은 이상 이 드라마의 방영 등으로 단체의 인격권이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시민선언 단체가 실체를 갖추지 못해 당사자 능력이 없다는 JTBC스튜디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단체가 정관을 마련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했고 회원 53명이 가입하고 있는 점, 대외 활동을 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을 근거로 “독자적 존재로서의 실체를 가진 단체로서 당사자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세계시민선언은 지난 22일 이 드라마가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 왜곡된 역사관과 국가폭력 미화 행위를 정당화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단체는 “간첩이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국가안전기획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내걸었던 ‘간첩 척결’ 구호를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군부 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대한민국의 과거 역사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이에 JTBC 측은 지난 21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이 드라마가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한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재판부에는 드라마 상영금지를 반대하는 시청자들의 온라인 공간에서의 반응을 적은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시민선언의 이설아 공동대표는 “가처분 신청 인용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가 국가폭력 미화 소지가 있는 작품에 대해 관대히 넘어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면서 “국가폭력 미화 소지가 있는 콘텐츠가 더는 소비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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