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송병기 수첩에 현직 국회의원 이름도 등장

[단독]송병기 수첩에 현직 국회의원 이름도 등장

이혜리 기자
입력 2019-12-18 16:15
업데이트 2019-12-1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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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어 오늘도 중앙지검 온 김기현 전 울산시장
어제 이어 오늘도 중앙지검 온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제기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16일 2차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2.16/뉴스1
원전해체센터 등 세부 공약, 靑과 사전 논의한 정황
현역 국회의원의 송철호 지지 선언까지 짜여진 각본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논란’을 수사중인 검찰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 일지에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전에 청와대와 당시 송철호 후보 측이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유치, 외곽순환도로 신설 사업 등 핵심 공약을 사전에 함께 논의한 정황이 담긴 메모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또한 공공병원 건립과 물 문제 등의 지역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현역 국회의원이 송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논의한 메모도 확보하고 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병기 수첩’이 선거개입 논란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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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이날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에 담긴 청와대와 송철호 시장 캠프와의 교감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엔 청와대의 주요 인사들의 이름과 미팅 날짜, 주요 공약 상의 내용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수첩에는 송 시장 측과 청와대 고위관계자와의 면담을 추정케 하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의 2018년 3월 30일 업무 일지에는 ‘VIP 면담자료-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실제로 울산시는 올해 1월 외곽순환도로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이전까지 경제성 부족으로 예타 과정에서 번번이 가로막히던 사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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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2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북항사업의 예비타성조사 통과를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송철호 울산시장이 2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북항사업의 예비타성조사 통과를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또한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산재모병원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할 것을 미리 알고 공공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황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 부시장 일지에는 이 공약 관련 담당자가 이진석 당시 사회정책비서관(현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적혀있고, ‘이진석과의 미팅, 2000억’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2000억의 예산을 확보하기로 입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방선거 당시에 송 시장은 울산 공공병원이 “19대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면서 “국비 100%로 3550억원을 들여 설립하겠다”고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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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이 수첩에는 현역 국회의원의 이름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10월 13일자 일지에는 ‘물 문제와 공공병원은 A의원의 거취와 관련해 정무적 접근을 요청한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교감한 정책을 두고 상대측 의원과도 오래 전부터 접촉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A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을 탈당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송 후보와 함께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뿐만 아니라 울산의 맑은물 공급사업,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등 울산 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신문은 송 시장, A의원 측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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