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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혼공족, 보고있나”…정현·BTS 등 젊은스타 영어실력 화제

“영어 혼공족, 보고있나”…정현·BTS 등 젊은스타 영어실력 화제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5 15:01
업데이트 2018-01-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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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방탄소년단 등 자신감 있는 영어 인터뷰

“세리머니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듀스가 돼버렸어요.”

25일 블로그와 인터넷 카페에는 스물두 살 테니스 스타 정현이 전날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8강전을 마치고 한 인터뷰 동영상을 열어 보는 클릭이 이어지고 있다.

학창 시절 내내 영어 스트레스를 이고 살아온 젊은층과 아이 영어교육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젊은 엄마들, 독해 위주로 영어 공부를 한 중장년층까지 정현의 영어 실력에 부러움 섞인 칭찬을 던지고 있다.

문장이 길거나 세련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유머를 섞어가며 하고 싶은 말을 시원시원하게 하는 정현의 모습에서 누리꾼들은 자신감을 읽었다. 특히 정현은 몇 년 사이 영어 실력이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다.

전문가들 역시 정현의 인터뷰에 후한 점수를 줬다.

국제회의 통역사 이은선(35)씨는 “문장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목적에 맞는 영어를 구사했고, 무엇보다 자신감 있고 위트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다른 외국 선수들(의 영어 실력)도 대부분 이 정도”라고 전했다.

스포츠 에이전트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 투어를 뛰는 선수들의 경우 영어 실력은 기량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내가 제대로 말하고 있나’라는 겁을 버리고 아무렇게 나라도 말을 던지는 선수들은 영어가 빨리 늘고, 투어 생활에도 빨리 적응한다”고 말했다.

젊은 스타들은 대부분 책 대신 미국 드라마나 해외생활을 도와주는 외국 매니저를 통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CNN도 이날 기사에서 정현이 게임과 인터뷰를 통해 팬들을 매료시켰다며 그가 ‘프리즌 브레이크’ 같은 ‘미드’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미국 NBC의 간판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서 영어 실력을 과시한 방탄소년단(BTS)의 RM 역시 책이나 학원보다 드라마와 음악을 더 좋은 ‘선생님’으로 꼽았다.

그는 “영어학원을 20개도 넘게 다녔다”며 “결정적으로 영어 실력을 만들어준 건 시트콤 ‘프렌즈’를 반복해서 본 것, 팝 음악을 듣고 가사를 해석한 것, 가수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이 뭔지 연구했던 점”이라고 말했다.

‘성문종합영어’를 교과서처럼 끼고 지냈지만 입은 잘 떨어지지 않는 30∼40대 이상 직장인들은 특히나 무릎을 친다.

문법에만 치중하다 보니 10년 이상 공부하고도 정작 외국인 앞에만 서면 가슴이 콩닥거리고 입이 떨어지지 않는 증상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윤우(41) 씨는 “중·고교 6년, 대학교 4년, 취업 전후 등 거의 15년간 영어 공부를 하고 어학연수도 다녀왔다”며 “어떤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을만한 시간을 투자한 셈인데도 내 의견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없으니 교육 시스템과 공부방법이 잘못됐던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 ‘유창하게 말하겠다’는 목표를 버리고 좀 더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고 조언했다.

정현 역시 투어 생활에 필요한 생활영어와 인터뷰 등 영어 공부 목표가 확실했기 때문에 더 수월하게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회의 통역사 이은선씨는 “모두가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며 “막연하게 ‘원어민처럼 말하고 싶다’가 아니라, 하고 싶은 분야의 말을 할 수준이 되면 다음 목표를 잡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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