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항의에 발길 돌린 김장겸…해임안 논의 내일로 연기

노조 항의에 발길 돌린 김장겸…해임안 논의 내일로 연기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17-11-08 22:36
업데이트 2017-11-08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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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사장 해임안’ 논의 불발

회의장 앞까지 갔다가 돌아가
서면으로 “파업도 내 책임 아냐”
야권 이사 3명 해외출장으로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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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오른쪽 세 번째) MBC 사장이 8일 임시 이사회 출석을 위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장에 들어서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장겸(오른쪽 세 번째) MBC 사장이 8일 임시 이사회 출석을 위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회의장에 들어서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처리가 이틀 연기됐다. MBC가 총파업 사태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한편 KBS는 1노조가 돌연 파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사태 해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8일 김 사장 해임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김 사장과 야권 이사들의 불참으로 회의를 중단하고 10일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당초 방문진 이사회는 지난 2일 불신임안이 가결된 고영주 전 이사장과 해외 출장 중인 야권 추천 이사 3명이 불참한 채 김 사장의 소명을 듣고 그의 해임안을 논의하려 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회의장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 조합원들이 퇴진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하자 “회의에 참석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도착한 지 10분도 안 돼 발길을 돌렸다.

방문진은 김 사장의 출석을 다시 요청했으나 김 사장은 이사회 출석 대신 A4용지 11장 분량의 소명서를 서면으로 제출했다. 소명서를 통해 김 사장은 “방송의 중립과 독립을 지키고 언론의 정보 전달 기능과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도록 제작 자율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강변했다. MBC 파업에 대해서도 “언론노조가 주도한 것이지 제 책임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김 사장의 부당노동행위는 사장 시절뿐만 아니라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시절에도 해당한다”면서 “책임 전가와 물타기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참석 인원과 관계없이 과반(5명 이상)이 찬성하면 안건이 가결되지만, 반대 측 의사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정회한 후 10일 오후 5시에 속개한다고 밝혔다.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 등 야권 측 이사들이 가 있는 ‘2017 한·태국 국제방송 세미나’가 9일 끝나기 때문에 10일 오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10일에도 김 사장의 해임 안건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11일 귀국하는 것으로 예정된 야권 측 이사들이 이날도 같은 이유로 불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야권 이사들이 출장 가기 전 법원에 제출한 임시 이사회 개최 및 결의 무효화 가처분 신청이 뒤늦게 인용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김 사장의 해임 안건은 다음주 월요일인 13일에 처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 노조)와 함께 두 달여 파업을 진행하던 KBS노동조합(1노조)은 10일부터 파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1노조는 “고대영 KBS 사장이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다”며 “미흡하지만 방송법 개정을 통한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 노조는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갈 길이 먼 방송법을 빌미로 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사실상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계산”이라고 비판하며 더욱 강한 파업을 예고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17-11-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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