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접경지역 : 6개 시·군 특성과 애로사항·숙원사업] 한반도섬 기찻길 건설 주민 의견 수렴해야

[우리 이웃 접경지역 : 6개 시·군 특성과 애로사항·숙원사업] 한반도섬 기찻길 건설 주민 의견 수렴해야

입력 2017-09-14 17:18
수정 2017-09-14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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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선 양구군 전략사업담당

30분 정도면 대한민국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곳이 있다.

강원 양구군 파로호 상류에 떠 있는 자그마한 한반도섬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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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선 양구군 전략사업담당
조인선 양구군 전략사업담당
15년 전 대한민국 정중앙이 양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토정중앙의 상징성을 담아 한반도를 축소시켜 그대로 인공섬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주도, 울릉도, 독도까지 재현했다.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

한반도섬을 둘러싼 사방 습지에는 카누와 카약, 보트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다.

루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은 퍽이나 정겨운 모습이다. 습지 주변 자전거길에서는 인근 주민들이 한가로이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필자는 담당으로서 한반도섬이 조르주 쇠라의 ‘그랑쟈트섬의 일요일의 오후’라는 명화에서나 볼 수 있듯이 주민들이 편안하게 나들이하고 쉴 수 있는 곳, 부모들이 그늘 아래에 누워 아이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한가로이 바라보면서 쉬는 그런 섬을 그려 나가고 싶다. 그런 여유로운 그림들이 계절이 바뀌더라도 시나브로 그려지는 한반도섬, 생각만 해도 즐겁고 세로토닌이 마구마구 생성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곳 한반도섬 파로호 습지 일부에 철도가 지나간다는 국토교통부 초안이 얼마 전 발표가 나면서(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무척 걱정스럽다. 그동안 교통 낙후지역으로 소외받던 곳에 시속 250㎞로 달릴 수 있는 기찻길이 생기는 건 환영할 일이지만,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이 추진되고 있어 자칫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공동체를 훼손할까 두렵다.

한반도섬을 걸으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은 그림 한복판에 엉뚱한 전기줄을 그려놔 한순간에 그림을 망가트리는 일처럼 판단된다.

아주 낯선 철도를 주민들 마음속으로 온전히 받아들여 기차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이 아름다운 한반도섬 풍경이 주민들과 어울려 한 폭의 살아 있는 그림이 될 수 있도록 기찻길은 조금 떨어진 캔버스 밖으로 나가 그려졌으면 좋겠다. 다만 캔버스 밖 기차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려 하얀 캔버스 화폭의 한반도섬 그림 속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해 본다.

2017-09-15 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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