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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금등·대포’ 제주바다 ‘귀향’

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금등·대포’ 제주바다 ‘귀향’

입력 2017-05-22 16:20
업데이트 2017-05-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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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리서 자연적응훈련 돌입…시민단체 “보호구역 지정 등 생태환경 조성”

서울대공원에 남은 마지막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인 금등이와 대포(모두 수컷)가 22일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와 본격적인 자연적응훈련에 돌입했다.

제주 앞바다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린 지 각각 19∼20년 만이다.

금등이는 1998년 제주 한경면 금등리에서, 대포는 1997년 제주 중문 대포동 앞바다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서 공연에 동원되다가 1999년(당시 7∼8세)과 2002년(당시 8∼9세) 각각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반입됐다.

서울대공원에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까지 육로와 하늘길을 이용해 550여㎞를 이동한 이들 돌고래는 오랜만의 고향바다가 조금은 어색한 듯 물속에 잠시 머무르다가 직경 22m의 원형 가두리를 헤엄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갔다.

금등이와 대포의 등지느러미에는 각각 숫자 6, 7이란 동결표식이 새로 생겼다.

민·관 방류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하는 대신 많은 사람이 고향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금등이와 대포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동결표식을 하기로 했다. 앞서 방류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의 등지느러미에는 숫자 1, 2라는 동결표식이 돼 있으나 삼팔이와 태산·복순이에는 동결표식이 없다.

함께 온 사육사들이 바닷속에서 먹이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해 돌고래들에게 냉동 생선을 공급하자 금등이와 대포는 기민하게 움직이며 생선을 먹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남방큰돌고래는 지난달 21일 방류계획을 공개한 이후부터 활어 먹이 훈련을 해 왔다.

당시 금등이와 대포는 빠르게 도망치는 살아있는 물고기를 적극적으로 추적해 사냥할 뿐만 아니라 물었다 놓았다하며 장난치는 등 먹이를 이용한 놀이행동 모습을 보여 야생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주기도 했다.

금등이와 대포는 함덕리 앞바다에서 약 2개월간 자연적응훈련을 한 뒤 7월 중순께 방류될 예정이다.

자연적응훈련은 해상 가두리에서 수온이나 바람 등 제주 바다의 환경에 적응하고, 활어를 잡아먹는 먹이 훈련과 야생 개체군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지 않고 무리에 잘 합류하기 위한 교감 훈련 등 다양한 과정으로 진행된다.

민·관 방류위원회가 훈련 과정을 모니터링해 자연방류 시기를 결정한다.

남방큰돌고래를 서울에서 제주 바다까지 안전하게 옮기는 작업은 이날 새벽 일찍부터 시작됐다.

오전 5시 30분부터 오랫동안 수조 안에 갇혀 생활하던 돌고래들이 먼 길을 떠나기 위한 사전 건강 체크, 동결표식 등 갖가지 준비 작업이 빠짐없이 진행됐다.

금등이와 대포는 오전 7시께 ‘무진동 차량’에 실려 서울대공원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옮겨졌고, 이어 10시 30분에 아시아나항공 전용화물기에 실려 제주로 향했다.

항공기 지연 등으로 예정보다 일정이 다소 늦어지기는 했지만, 이송 작업은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다.

돌고래들은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무진동 차량에 옮겨져 시속 40∼60㎞ 속도로 천천히 이동, 목적지인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 오후 2시 25분께 도착했다.

모든 준비가 마무리되자 금등이와 대포는 크레인으로 1마리씩 순서대로 어선에 옮겨져 정주항 방파제로부터 200m 떨어진 가두리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이 모든 여정에는 서울대공원의 수의사와 사육사가 동행하며 돌고래들의 건강상태를 살폈다.

이날 제주행은 총 이동거리 550여㎞, 소요시간 8∼9시간에 달했고,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서울대공원 수의사·사육사, 시민단체 등 30여명이 동원됐다.

남방큰돌고래의 방류 작업은 2013년 제돌·삼팔·춘삼이, 2015년 태산·복순이 등에 이어 세번째다.

이기섭 서울대공원 동물원장은 “제주에 110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남방큰돌고래의 종 보존에 기여하고 동물 복지 차원에서 금등이와 대포의 방류가 결정됐다”며 “일주일에 2∼3차례 활어를 줄 때마다 매우 잘 잡아먹는 것으로 미뤄 야생에서 잘 적응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남방큰돌고래를 보호종으로 잘 관리해야 하는데 제주 연안에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며 “보호구역을 지정해 남방큰돌고래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생태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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