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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울린 추모사 주인공’…계엄군에 아버지 잃은 5·18둥이

‘대통령 울린 추모사 주인공’…계엄군에 아버지 잃은 5·18둥이

입력 2017-05-18 16:55
업데이트 2017-05-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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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씨 “바른 역사로 후손에게 전해지길” 대통령에게 바람 남겨

“나라가 아빠를 빼앗아간 건지, 내가 그때 태어나서 아빠가 돌아가신 건지, 제 자신을 많이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18일 5·18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울리는 추모사의 주인공 김소형(37·여)씨는 5·18유가족으로 살아왔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이날 1만여명의 기념식 참석자가 모두 떠난 국립 5·18민주묘지에 남아 37년 전 계엄군 총탄에 목숨을 잃었던 아버지 묘소를 다시 찾았다.

전남 완도에서 직장을 다녔던 아버지는 1980년 5월 18일에 태어난 딸을 보려고 광주를 찾아왔다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소중한 딸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아버지는 주택가까지 날아든 계엄군 총탄으로부터 가족을 지키고자 솜이불을 꺼내 창문을 가리던 중 피 흘리며 쓰러졌다.

김씨는 “5·18은 제가 이 세상에 왔던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제 아버지를, 제 어머니의 남편을 빼앗아간 슬픔이기도 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만약 제가 그때 태어나지 않았으면 아빠도 살아계시지 않았을까 생각할 때도 있다”며 “5·18유가족은 눈물로 많은 날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는 기념식에서 자신을 안아줬던 문 대통령에게 “5·18 진실을 있는 그대로 밝혀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남겼다.

김씨는 “제 아버지는 여기 누워계시지만 행방불명돼 아직도 찾지 못한 분들이 남아있다”며 “5·18이 바른 역사로 후손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80년 5·18둥이로 태어나 아버지 얼굴도 보지 못하고 살아온 김씨는 이날 기념식에서 추모글을 읽던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울음을 터뜨렸다.

객석에서 그 장면을 보던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고, 무대에서 퇴장하는 김씨를 안아주면서 격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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