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측근, 삼성에 “대통령, 정유라 아낀다”며 300억 요구

최순실 측근, 삼성에 “대통령, 정유라 아낀다”며 300억 요구

입력 2017-04-07 15:56
수정 2017-04-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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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첫 재판에서 박상진 前사장 진술 내용 공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측근이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친분을 언급하며 삼성그룹에 300억원 규모의 승마 지원을 요구한 정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의 첫 공판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당시 “박원오 전 전무가 ‘대통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를 친딸처럼 아끼고 있다’며 총 300억원을 정씨의 승마 훈련에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맡고 있던 박 전 사장은 아시아승마협회 회장 출마를 앞둔 2015년 7월 선거 준비를 위해 독일로 출국해 박 전 전무를 만났다.

국가대표 승마팀 감독 출신인 박 전 전무는 최씨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또 박 전 사장에게 “경북 상주 승마대회에서 정유라가 준우승하자 판정 시비가 일었을 때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에 나섰는데, 당시 정씨 상대편을 든 문체부 국장·과장을 좌천시킨 게 최순실”이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상진 전 사장은 박원오 전 전무로부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듣고 승마협회 부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었던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를 독일로 불렀다.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300억원, 대통령 등을 운운하면 사기라고 판단하는 것이 정상이지 않나’라고 묻자 박 전 사장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괜히 저희가 하는 일에 고춧가루를 뿌릴까 걱정이 됐다”고 답했다.

그는 또 ‘독일로 황 전 전무를 부른 것은 정씨의 승마훈련을 지원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나’라는 질문에 “그건 맞다”고 했다.

검찰은 박상진 전 사장을 조사하면서 박원오 전 전무가 황 전 전무에게 보낸 이메일을 보여줬다. 이 이메일은 승마 종목당 3명씩 총 235억원을 후원해달라는 취지다.

박 전 사장은 이 이메일에 관해 “처음에는 종목당 4명씩 총 300억원을 요구하다가 이후 235억원에 협의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박 전 전무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봤느냐는 검찰 질문에 박 전 사장은 “확인해보지는 않았다”며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보고하자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을 들었고, 나도 박 전 전무의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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