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노출 신생아 평균체중 9g 적다”

“‘명절 스트레스’ 노출 신생아 평균체중 9g 적다”

입력 2017-03-31 10:35
업데이트 2017-03-3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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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커틴대 손기태 교수, 한국 신생아 858만명 분석결과

한국에서 임신 초기에 설 명절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평균 체중이 9g가량 적은 아이를 출산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 고유의 문화적 특징 중 하나인 여성의 명절 스트레스가 아이의 출생체중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건국대를 휴직하고 호주 커틴대 경제금융학부에 재직중인 손기태 교수는 1997∼2014년 국내에서 태어난 신생아 858만9천426명에 대해 임신부의 명절 경험과 신생아 출생체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여성 & 건강’(WOMEN &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임신 기간을 초기, 중기, 말기 3개 그룹으로 나눠 설날을 겪은 시점에 따라 신생아의 체중 변화를 살폈다. 전체 조사 대상 아이들의 평균 출생체중은 3.267㎏이었다.

이 결과 임신 초기에 설날을 경험한 아이는 설 명절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보다 평균 체중이 9.4g 더 가벼웠다. 또 중기·후기에 각각 설 명절을 경험한 아이도 평균 6.2g이 더 가벼운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임신부의 명절 경험으로 신생아의 평균 체중이 9.4g 줄어든 것은 콜롬비아에서 임신 초기에 지뢰 폭발 등의 테러에 노출된 신생아 체중감소의 120%에 해당할 만큼 큰 수치라고 비유했다.

이 같은 신생아의 몸무게 감소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는 영호남에서 더 두드러졌다. 영호남에서 임신 초기에 설날을 경험하고 태어난 아이는 평균 체중이 16.2g이나 더 적어 평균 체중 감소량의 2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임신 중에도 명절 차례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 여성 고유의 명절 스트레스와 함께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이의 출생 체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분석에서는 남편보다 교육수준이 더 높아 가정 내 실권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여성일수록 신생아의 몸무게 감소 폭이 적었다.

다만, 명절 경험과 신생아의 출생체중 변화 양상은 설 명절에만 뚜렷했으며, 추석 명절은 설 만큼의 상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추석보다 설이 상대적으로 날씨가 추워 명절 음식준비와 고향 방문 등에 따른 스트레스가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손기태 교수는 “이번 결과는 명절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신생아 체중이라는 객관적 척도로 증명한 것으로, 임신 중 스트레스가 아이의 출생체중 감소를 가져온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면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 여성들의 높은 명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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