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에 260억대 필로폰 동시 배달…군사우편 ‘新마약루트’

미군기지에 260억대 필로폰 동시 배달…군사우편 ‘新마약루트’

입력 2017-03-15 17:19
업데이트 2017-03-1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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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K-6·의정부 제2사단 소속 미군 우편함으로 들여오다 적발

주한미군 기지 2곳의 개인 군사우편함으로 260억원대 필로폰이 동시에 배달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미군 군사우편함을 통해 대마나 코카인을 소규모로 들여오다 적발된 사례는 있지만 대규모 필로폰 밀수는 처음이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주한미군 A(20) 일병과 한국인 2명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A 일병의 동료 미군인 B(20) 일병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내외로 달아난 한국인 4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와 함께 인터폴 수배했다.

A 일병 등은 지난해 12월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공범이 보낸 136억원 상당의 필로폰 4.1㎏(13만6천명 동시 투약분)을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 일병과 함께 경기도 평택의 미군 K-6 기지에서 근무하는 B 일병의 군사우편 주소로 필로폰을 받아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 보관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들여오려 한 필로폰은 인천세관 내 주한미군 군사우체국(Joint Military Mail Terminal)을 방문해 통관절차를 진행하던 세관 직원에게 적발됐다.

적발 당시 필로폰은 군 위문품으로 보이도록 3봉지에 나뉘어 시리얼 상자 10여 개 가운데 3개에 시리얼과 혼합 포장돼 있었다.

세관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경찰, 미군수사대(CID), 미법무부 마약수사국(DEA) 등과 공조해 A 일병 일당을 적발했다.

A 일병 등이 들여온 필로폰을 보관하려 한 강남구 오피스텔에서는 필로폰 89.6g과 코카인 11g이 추가로 발견됐다.

A 일병 일당 가운데 한국인 6명은 미국에서 거주하던 이민 2세들로 2명은 미국 시민권자이고 나머지 4명은 미국에서 각종 범죄를 저질러 강제추방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 일병 등이 다른 우편물과 달리 미군 군사우편물은 세관 직원이 일정 시간대에 주한미군 군사우체국에 방문해 통관절차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일반 우편물보다 통관이 쉬울 것으로 예상하고 미군 군사우편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인천세관은 이 사건 필로폰 적발 당시 의정부의 미군 제2사단 소속 C(19) 일병의 군사우편 주소로 온 130억원 상당의 필로폰 4㎏도 발견했다.

의정부지검은 수사에 착수해 C 일병의 동료인 D(19) 일병이 지난해 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의 부탁을 받고 C 일병의 군사우편함을 통해 필로폰을 들여온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D 일병은 필로폰을 들여오는 대가로 이 남성에게 350만원을 받기로 했으며 C 일병에게는 1천달러의 대가를 구두로 약속하면서 “사정이 있으니 우편함을 빌려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지검은 이 남성에 대한 추적에 나섰지만, 이 남성이 대포폰 4∼5대를 돌려가며 사용해 신원파악에 실패했다.

검찰은 범행 수법과 들여온 필로폰의 양이 매우 비슷하고 필로폰 발신처도 미국 캘리포니아로 일치함에 따라 두 사건이 동일한 밀수조직에 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군 군사우편을 이용한 대규모 필로폰 밀수조직을 적발한 것은 처음”이라며 “세관은 주한미군 군사우체국과 협의해 군사우편에 대한 통관을 강화하고 검찰은 국내외 유관 기관과 긴밀한 수사 공조를 통해 도주한 공범 등 마약밀수 조직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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