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제분 경영권 분쟁 새국면…70억대 사기 대출도 드러나
박원석(46) 삼화제분 대표가 부친인 박만송 회장에게서 회사 경영권과 재산을 넘겨받고자 주식증여문서 위조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이진동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경영수업을 받던 2012년 9월 아버지 박 회장이 뇌출혈로 쓰러지자 임의대로 회사 지분을 넘겨받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박 대표는 그해 12월 주식증여계약서를 위조해 아버지 소유의 삼화제분 주식 157만4천815주(지분 90.39%·78억7천400여만원 상당)를 넘겨받고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화제분 자회사격인 정수리조트와 남한산업 지분도 같은 방식으로 차례로 삼화제분으로 이양했다. 두 자회사가 보유한 수백억원대 부동산도 사실상 박 대표 소유가 됐다.
이와 더불어 아버지 명의로 대출 서류를 위조해 금융권에서 7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그는 개인사업을 하다가 거액의 빚을 져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였다.
앞서 박 회장측은 박 대표가 주식 증여계약서를 위조했다며 법원에 주주권확인 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이 소송은 박 대표 측의 항소로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박 대표는 회사 경영권은 유지하되 삼화제분 최대주주 지위는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회장은 현재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의 사위인 박 대표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대법관 출신 안대희 변호사, 검사장을 지낸 박기준·한명관 변호사 등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관심을 끌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박 대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모친과 친누나도 영농조합 대표를 변경할 목적으로 관련 문서를 위조한 사실을 적발해 불구속 기소했다.
1957년 설립된 삼화제분은 곡물을 가공해 소맥분이나 사료 등을 만드는 중견 기업이다. 박 회장은 부동산 재벌로도 유명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