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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800만 마리, AI 피해 ‘눈덩이’…확산세는 주춤

살처분 800만 마리, AI 피해 ‘눈덩이’…확산세는 주춤

입력 2016-12-08 16:54
업데이트 2016-12-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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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최대 사육지 나주서 추가 감염…확진 농가 99곳으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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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AI 청정지역 사수…24시간 소독
울산 AI 청정지역 사수…24시간 소독 8일 울산시 울주군이 조류 인플루엔자(AI) 유입을 막기 위해 서울산 고속도로 입구에 24시간 거점 소독시설을 설치?운영하는 등 AI 차단 방역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을 강타한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동안 AI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 수가 100곳에 육박하고, 살처분 가금류가 800만 마리까지 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여기에 소비 심리 위축으로 닭값은 하락하고, 부화장은 분양 주문이 끊기는 2차 피해로 가금류 산업 전반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국 최대 오리 사육지인 전남 나주시 동강면 한 씨오리 농장에서 폐사한 오리에서 이날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농장은 전날 오리 120마리가 폐사했다고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전남도는 이 농장에서 키우는 오리 1만6천380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하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고병원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이 농장 반경 500m 안에는 다행히 다른 가금류 농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경 3㎞ 내에는 12개 농가 6천330여마리, 3∼10㎞ 내에는 166개 농가 403만마리의 가금류가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하루 나주 씨오리 농장 외에는 AI 추가 감염 농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확진 농가 수는 100곳에 육박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날 경기 이천(오리)·안성(토종닭)·양평(오리)·평택(산란계) 농가에 H5N6형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내렸다.

이로써 이날 0시 현재까지 전국의 AI 의심 신고 건수는 총 43건, 이중 확진 판정을 33건이다. 검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10건 역시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 10건(음성4, 진천3, 청주2, 괴산1), 경기 11건(안성2, 양주1, 이천3, 평택2, 포천1, 화성1), 충남 5건(아산2, 천안3), 전남 4건(나주1, 무안1, 해남1, 장성1), 전북 1건(김제), 세종 2건 등이다. 농가 수로는 99곳에 이른다.

확진 및 예방 차원에서 도살 처분된 가금류 수는 161개 농가 578만7천 마리이다. 추가 예정된 살처분 마릿수가 193만9천마리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곧 800만마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일부 지역의 살처분 가금류는 이미 역대 최대 규모를 넘어섰다.

충북의 경우 지난달 17일 음성군 맹동면 용촌리의 한 농가가 AI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20여일 만인 이날까지 살처분한 가금류가 총 186만6천162마리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3년 12월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충북에서 가장 많은 가금류가 살처분된 때는 2014년(1∼4월)으로 180만9천마리였다. AI 발생 불과 20여일 만에 사상 최악의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경기도 역시 전체 5천400만마리 가금류 중 6.6%인 354만마리가 살처분됐거나 도살 처분을 앞두고 있는데, 역대 최고 기록이다.

문제는 AI 확산에 따른 이런 피해는 가금류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닭고기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육계 가격이 확연한 하락세인 보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육계 생계 시세(운반비 포함/1㎏)는 1천390원으로 지난 1일 시세 1천890원과 비교해 500원이 하락했다.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매일 100원씩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는 얘기다.

냉장 닭고기의 가격(5∼6호/1㎏) 역시 3천600원에서 8일 2천767원으로 떨어졌다.

가금류 이동제한 조치로 육계 공급량이 줄어든 데 반해 닭고기 재고는 여유가 있어 소비 위축이 가격 하락을 가져왔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가금류 농가에 병아리를 공급하는 부화장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AI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 조처가 장기화되면서 병아리 분양을 하지 못하는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 산란계의 30%가량을 공급하는 국내 최대 산란계 부화장인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인주부화장㈜ 측은 대량으로 주문한 농가에서 AI로 인한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분양할 병아리가 없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가금류 도살처분으로 산란계 숫자가 급속히 줄어든 탓이다.

올여름만 해도 국내 산란계 수는 7천500만마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폭염으로 300만∼400만마리가 감소했고, 이번 AI 확산으로 400여만마리가 도살처분됐다.

불과 4∼5개월 만에 전체 산란계의 10%가 감소한 셈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산란계 병아리 값이 폭등, 가금류 농가에 추가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가금류 농가 관계자는 “보통 1천원 하던 산란계 병아리가 수년 전 AI 때문에 1천400원까지 폭등한 적이 있다”며 “거의 매년 AI 파동을 겪으니 이제는 닭 사육을 포기할까 고민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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