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로, 낄끼빠빠, ㅇㄱㄹㅇ등 줄임말, 신조어 10대 문화로 …4800명 설문결과 쓰는 이유는 “친구따라 쓴다” 58%로 1위
‘낄끼빠빠’, ‘더럽’ 뜻 아세요?정답은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자, The love’이다.
예상 가능한 말부터 상상조차 안되는 말까지 10대의 줄임말과 신조어는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쓰인다. 이 신조어를 잘 모르면 카카오톡의 단톡방이나 학교 생활에서 은따(은근한 따돌림)가 된다는 푸념까지 적잖게 나온다.

한글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막된 세종대왕 ..
그럼 도대체 청소년들은 이런 신조어를 왜 만들고 왜 쓸까.
6일 스마트학생복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공식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중고생 480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줄임말과 신조어를 쓰는 이유로는 ‘친구들이 사용하니까’가 58%로 1위를 차지했다. 교우관계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언어 습관에도 친구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스마트학생복은 설명했다.
‘긴 문장을 적는 것이 귀찮아서’라는 응답이 25%로 2위를 차지했고 ‘재미있어서’ 또는 ‘유행에 뒤처지게 될까 봐’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5%는 올바른 표현보다 줄임말·신조어 사용을 더 선호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언어 파괴 현상이 심화됐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럼 10대들이 많이 쓰는 신조어와 줄임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괄호 안 정답을 가리고 몇개나 맞출 수 있는지 한 번 도전해 보자.
▲개룡남(개천에서 용난 남자)▲ㅇㄱㄹㅇ(이거레알)▲세젤예(세상에서 제일 예쁨)▲글설리(글쓴이를 설레게 하는 리플)▲어그로(짜증나게 관심을 끔) ▲Not + 닝겐, 또는 낫닝겐(인간이 아닐만큼 훌륭하다) ▲정주행(드라마나 웹툰을 첫회부터 끝까지 감상함)▲핑프(핑거 프린세스, 검색하지 않고 물어보는 사람) ▲랜선 회초리질(온라인 상에서 엄격하게 잘잘못을 따져 훈계하다)
이런 신조어 등 언어 형성 습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응답자의 54%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꼽았다.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줄임말이나 신조어는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간략하게 표현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생성되고 퍼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엘리트학생복이 9월 8∼21일 중고생 140명을 대상으로 SNS를 통해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63.6%는 하루 3회 이상 신조어를 쓴다고 답했다. 신조어가 학생들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의미다.
다만, 응답자의 84.3%는 ‘신조어 사용이 한글을 훼손시킨다’고 답했고, 신조어를 대체할 표준어가 있다면 사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7.1%가 ‘표준어를 쓰겠다’고 답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한글 사용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트학생복 관계자는 “학생들이 잘못된 단어 대신 올바른 한글을 쓰도록 가정과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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