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위험 무릅쓴 16시간 수색…아쉬움 남지만 땀 빛났다

붕괴위험 무릅쓴 16시간 수색…아쉬움 남지만 땀 빛났다

입력 2016-08-29 14:31
수정 2016-08-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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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지붕붕괴 현장 구조대원 수작업 철야 구조·수색작업

“건물 잔해들을 하나 하나 손으로 치워가는데 막막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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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지붕 붕괴사고 매몰자 ”살았습니다”
진주 지붕 붕괴사고 매몰자 ”살았습니다” 지난 28일 경남 진주 한 건물 지붕 붕괴사고로 매몰된 작업 인부 고병만 씨가 29일 새벽 붕괴한 지 14시간 만에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오전 경남 진주의 한 3층 상가 건물 지붕 붕괴사고로 매몰된 근로자 3명을 모두 발견하기까지는 16시간 동안 이어진 구조대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이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사고가 접수된 28일 오전 11시 4분 이후 차례로 현장에 도착했다.

3층 바닥으로 무너져 내린 지붕 등 건물 잔해를 모조리 걷어내 생존해 있을지 모를 매몰자들을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였지만 현실은 마음과 달랐다.

우선 잔해를 신속히 제거할 수 있는 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하는 일이 여의치 않았다.

1972년 사용 승인이 난 해당 건물이 너무 낡아 추가 붕괴 우려를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일 최기두 진주소방서장은 “그렇게 튼튼하지 못한 건축물이어서 중장비를 올릴 수가 없다”며 구조작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구조대원들은 인근 건물 구조물에 매단 안전 로프를 각자 허리에 매고 옥상을 통해 사고 건물로 들어갔다.

한 번에 투입한 구조대원은 건물 면적과 추가 붕괴 우려 등을 감안해 20명 안팎으로 한정했다.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한 대원은 “추가 붕괴 우려가 컸기에 불안한 면도 있었다”면서도 “매몰자들을 구하려면 일단 대원들의 안전 역시 중요했기에 서로 조심하자고 다짐 또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콘크리트 등 바닥에 수북히 쌓인 잔해들을 치우는 건 구조대원 몫이었다.

대원들은 찰과상을 입지 않도록 손망치로 튀어나온 철근을 구부려가며 장갑 낀 손으로 일일이 하나 하나를 들어내 마대에 담았다.

건물 앞 지상에 크레인 2대를 동원해두긴 했지만 이들 장비가 한 일은 마대를 실어 내리는 데 그쳤다. 사실상 구조작업은 장비 힘을 빌지 않고 손작업으로 해내야했다.

중간에 매몰자 탐지기와 구조견을 투입해봐도 성과가 없자 또다시 구조대원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자 대원들의 마음도 급해졌지만 수색작업을 멈출 수는 없었다.

다행히 시 관계자 등의 안전 진단을 거쳐 해가 진 뒤 0.1t짜리 미니 포크레인을 사고 건물 옥상에 투입하면서 작업에 다소 속도가 붙었다.

구조대원들이 교대해가며 구슬땀을 흘린 끝에 첫 매몰자를 발견한 건 사고 12시간 만인 오후 11시 10분께였다.

발견된 강모(55)씨는 안타깝게도 붕괴 충격으로 이미 숨진 상태였다. 구조대원들은 아직 두 사람이 남아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

강 씨 시신을 수습하고 난 뒤 그 주변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구조견을 투입, 매몰자가 있다는 신호를 받았다. 29일 오전 1시 10분께 드디어 고모(45)씨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고 씨는 허리 쪽 통증을 호소했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등 비교적 건강이 양호한 상태였다.

당시 구조대원들은 고 씨가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독려했다. 대원들 입장에선 작업 14시간째가 돼 힘들었지만 생존자 발견에 고무된 분위기였다.

이어 오전 3시 20분께 마지막 실종자인 김모(43)씨까지 수색에 성공했지만 역시 숨진 상태여서 구조대원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필사적인 노력을 이어간 덕분에 더 늦기 전에 가족들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한데 위안을 삼아야했다.

김순열 진주소방서 구조대장은 “생존자를 구조할 수 있어 보람이 있었지만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너무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재난현장에서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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