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합격 목표로 공부하는 할머니 2016년 제2회 초졸 검정고시 합격자 중 부산지역 최고령인 이화순(83?가운데) 할머니가 부산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올해 4월 1회 시험에 응시했지만, 평균 60점 합격점을 못 넘겨 고배를 마셨다. 넉 달 뒤인 8월 2회 시험에 다시 도전해 최근 합격 통보를 받았다. 부산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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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 합격 목표로 공부하는 할머니
2016년 제2회 초졸 검정고시 합격자 중 부산지역 최고령인 이화순(83?가운데) 할머니가 부산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에서 공부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올해 4월 1회 시험에 응시했지만, 평균 60점 합격점을 못 넘겨 고배를 마셨다. 넉 달 뒤인 8월 2회 시험에 다시 도전해 최근 합격 통보를 받았다. 부산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 제공=연합뉴스
2016년 제2회 초졸 검정고시 합격자 중 부산지역 최고령인 이화순(83) 할머니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주저 없이 이렇게 답했다.
이 할머니는 5년 전인 2011년 사하사랑채노인복지관에 오기까지 평생 연필 한 번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었다.
9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집안 살림을 챙기느라 학교에 가는 것은 물론 공부는 사치였다.
나이 쉰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슬하에 5남매를 뒀지만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해 자식들 공부를 제대로 못 시킨 게 늘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키운 자식 중 장남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복지관에서 배우는 기쁨을 알았다.
“다 늙어서 그런 데 가서 뭐하나 싶었는데, 막상 가보니 재미가 있었어요.”
시 낭송반에서 실력을 키운 이 할머니는 지난해 7월부터 초졸 검정고시에 도전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에 3시간씩, 단 한 번도 수업에 늦거나 결석한 적이 없었다.
같은 반 친구들과 올해 4월 1회 시험에 응시했지만, 평균 60점 합격점을 못 넘겨 고배를 마셨다.
포기를 모르는 이 할머니는 넉 달 뒤인 8월 2회 시험에 다시 도전, 평균 61.66점으로 최근 합격 통보를 받았다. 검정고시를 준비한 지 1년 만이다.
이 할머니는 “시험에 합격하는 게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면서도 “자식들 공부 뒷바라지도 못 해줬으면서 뒤늦게 내 공부한답시고 난리를 떠는 게 아닌가 싶어 자꾸만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보청기 없이는 대화가 어려운 이 할머니는 가을부터 중졸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중졸은 초졸과 달리 영어 과목이 추가된다. 초졸에 합격한 고령자는 생전 처음 접하는 영어 과목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컴퓨터 채점용 답안지(OMR 카드)의 작은 칸에 정답을 적어야 한다.
이 할머니는 “조금 막막하기도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생각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달 29일 오후 부산시교육청 대강당에서 다른 초졸·중졸·고졸 검정고시 합격자들과 함께 합격증서를 받는다.
부산에서는 이번 시험에 모두 2천247명이 응시해 1천777명이 합격했다.
초졸 최고령인 이 할머니를 비롯해 중졸 최고령자 67세, 고졸 최고령자 77세 등 50세 이상 만학도 270명이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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