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 끊는 아빠 마음 아나요…조선업 체불임금 70% 폭증

아이 학원 끊는 아빠 마음 아나요…조선업 체불임금 70% 폭증

입력 2016-07-17 11:00
업데이트 2016-07-17 11: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1∼6월 고용부 통영지청 체임 신고 4천269명

지난 11일 대우조선해양 도크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우조선 사내협력회사 용접사 김모(42)씨는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체불임금 문제로 사측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전에 일했던 회사가 폐업한 뒤 받지 못했던 체불임금을 100% 받고 이직했다.

조선 불황인데도 이직 한달만에 다시 일자리를 구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직전 회사에서 동료들과 함께 ‘체불임금 70%만 받고 계속 일하든지, 체불임금 100%를 다받고 나가든지’ 선택을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4명의 동료들과 함께 체불임금 100%를 받고 퇴사하는 쪽을 선택했다.

동료 가운데 일부는 이후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나마 체불임금을 모두 받은 운 좋은 근로자들이었다.

올들어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거제의 양대 조선소가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면서 일감이 줄어들자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김 씨처럼 폐업한 회사를 인수한 회사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는 경우는 드물다.

상당수 회사들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밀린 임금을 제때 주지 않는다.

올들어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신고하는 근로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조선업 불황이 심해지면서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 그리고 고성군 지역 체불임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거제 삼성중과 대우조선 등과 협력업체들이 이달들어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고 있어 체불임금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6개월간 다니던 회사 폐업 등으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신고한 근로자는 모두 4천26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0%나 급증한 것이다.

이 기간 체불임금은 2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70.9% 증가했다.

지난달 체불임금 신고 근로자는 모두 1천1명으로 5월에 비해 30.6% 늘었다.

체불임금은 5월 29억원에서 6월 47억원으로 30.7% 증가했다.

이처럼 체불임금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실직 근로자들에게 대신 지급하는 체당금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6월까지 6개월간 지급된 체당금은 모두 74억4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4% 급증했다.

체당금을 받은 근로자는 이 기간 모두 1천74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폭증했다.

지난 6월 체당금 지급액은 7억3천만원으로 5월보다 10.8% 증가했다.

체당금을 받은 근로자는 이 기간 10.3% 늘었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관계자는 “체불임금을 달라고 요청한 근로자 대부분이 조선업 종사자”라며 “삼성중 사무직 근로자들이 이달들어 희망퇴직 등에 나서고 조선소 추가 수주 소식이 없어 고용시장 상황은 갈수록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