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달고 양심거울 붙여도… 앞집 사람 또 버렸네

CCTV 달고 양심거울 붙여도… 앞집 사람 또 버렸네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6-07-10 21:10
수정 2016-07-10 22: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쓰레기 무단 투기한 당신, 양심도 버렸네요… 서울 동작구 단속 동행기

“쓰레기 무단 투기요? 폐쇄회로(CC)TV를 달아도 소용없어요. 양심거울도 붙이고 화단도 조성하고 안내 전단지에 스티커까지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한마디로 그때뿐입니다. 양심거울 아래에는 오히려 무단 투기한 쓰레기가 더 많다니까요. 그야말로 전쟁입니다.”

서울 동작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과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원들이 지난 8일 오전 6시 대방동 일대 다세대주택 밀집가에서 주민들이 무단 투기한 쓰레기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청 청소행정과 직원들과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원들이 지난 8일 오전 6시 대방동 일대 다세대주택 밀집가에서 주민들이 무단 투기한 쓰레기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


지난 8일 오전 5시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한 주택가로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나간 최재윤(58) 단속원은 뾰족한 쇠꼬챙이로 흰 비닐봉지를 찢으며 말했다. 봉지 안에는 돌돌 말린 기저귀, 국물이 흐르는 배추김치 두 포기, 한 움큼의 머리카락과 조각조각 찢긴 종이들이 뒤엉켜 있었다. 단속원들이 흰 비닐봉지를 바닥에 깔고 고지서나 명세서로 보이는 종이 조각을 건져 냈다. 영수증, 명세서, 고지서 등을 가려내 무단 투기한 주민을 찾기 위해서다.

단속원 4명이 2분간 퍼즐을 맞추듯 종이 조각을 맞춰 보니 통신사 요금 명세서가 만들어졌다. 최 단속원은 “앞집 아기 엄마가 또 쓰레기를 내다 버린 것 같다”며 “그래도 인적 사항이 나왔으니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후 단속원들은 음식물 쓰레기, 일반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해 미리 준비한 종량제 봉투에 빠르게 나눠 담았다. 이 무더기 옆에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쓰레기도 많았다. 이것들 역시 배출 요일을 어겼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었다. 김도균(59) 단속원은 “정해진 요일에 내 집 앞에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내놓으면 공짜로 수거해 가는데 (그것조차 지키지 않는다)… 시민 의식이 너무 떨어진다”고 말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늘면서 동작구청은 지난 3월 9명의 단속원을 선발했다.

생활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된 1995년 이후 21년이 지났지만 무단 투기를 일삼는 ‘얌체족’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서울시 등 지자체들은 지난해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리면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도리어 쓰레기 무단 투기만 더 늘어난 양상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렸다가 단속된 건수는 지난해 1분기 1만 4711건에서 2분기에 2만 8370건으로 늘었고 4분기에는 3만 743건으로 급증했다. 4분기 단속 건수는 2014년 4분기(2만 4455건)보다 25.7%나 늘어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에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19곳이 쓰레기봉투 가격을 17~21% 올린 탓이 크다”고 밝혔다.

대방동 주택가의 다른 골목에 접어들자 담벼락을 타고 역한 냄새가 올라왔다. 바닥에 고인 음식물 쓰레기 국물 위로 날파리가 꼬였다. 단속원들을 돕던 구청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급증해 하루만 방치해도 구더기가 끓는다”며 “단속원만으로 관리가 안 돼 일주일에 사흘은 구청 청소행정팀 직원들도 총동원된다”고 말했다.

단속원들이 자리를 옮길 무렵 근처 다세대주택에 사는 주민 김모(46·여)씨가 하소연을 했다. “우리 동네에 CCTV 좀 달아 주세요. 진짜 미치겠어요. 전 음식물 쓰레기도 꼭 봉투에 담아 통에 넣어 내놓는데, 어떤 날은 누가 한가득 음식물 쓰레기를 부어 놓고 갔더라고요. 이거 못 잡나요?” 김씨는 “올해 초에는 대충 내버린 유리 조각에 행인이 찔려 경찰이 출동했으나 결국 ‘범인’을 못 잡았다”며 “단속을 좀 강화해 달라”고 호소했다. 답답해하는 김씨를 달래고 김 단속원이 발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배출 요일이 적힌 홍보물을 돌리면 읽지도 않고 아예 전단지를 무단 투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특히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다가 현행범으로 걸려 놓고는 ‘잠깐 일 보고 다시 가져가려 했다’면서 도리어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죠.”

최근에는 중국 동포의 밀집 거주지가 골칫거리라고 했다. 구청은 지난해 중국어로 쓰레기 배출 일시·방법을 표기한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고 무료로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나눠 주기도 했다. 그러나 효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거주지 등록을 안 한 중국 동포가 적지 않아 단속도 어렵다. 무엇보다 중국 동포들이 쓰레기 종량제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는 게 단속원들의 판단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자칫 중국 동포들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중국 동포들이 쓰레기 종량제 문화에 적극 호응하도록) 다각도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남 서울시의원, ‘에너지전략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대표발의

서울시의회가 급변하는 국내외 에너지·환경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서울시 에너지 정책의 장기적 비전과 실행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에너지전략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구성을 추진한다. 김규남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송파1)이 12일 ‘서울시의회 에너지전략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위 구성 결의안은 급성장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산업을 서울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종합 전략 마련을 위해 발의됐으며 27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현재 서울시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차·데이터센터·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심 밀집 구조 속에서 전력기반 시설이 노후화되어 안전성과 효율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32년 만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을 분리해 ‘기후에너지부’ 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신설을 추진하는 중앙정부 개편에 발맞춰,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에너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김 의원은 “AI산업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
thumbnail - 김규남 서울시의원, ‘에너지전략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대표발의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6-07-11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