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닭 1천500마리를 도로에’…양심 없는 양계업자

‘죽은 닭 1천500마리를 도로에’…양심 없는 양계업자

입력 2016-06-17 11:27
업데이트 2016-06-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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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닭을 규정대로 처리하지 않고 도로변에 마구 버린 양계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과 김제 2곳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던 양계업자 김모(44)씨는 지난 3일부터 큰 고민에 빠졌다.

양계업은 처음이라 일 배우기도 버거운데 키우던 닭들이 점차 시름시름 앓더니 죽어 나갔다.

당황한 김씨는 인근 가축병원에 연락해 원인을 물었고, 감기 일 수도 있다는 말에 닭들에 해열제를 먹였다.

해열제를 먹여도 도무지 소용이 없고, 닭이 계속 죽자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익산의 빈 양계장에 닭을 버렸다.

보통 전염병으로 죽었을지도 모를 닭을 산 닭이 있는 양계장 옆에 버리지 않지만, 양계업이 처음인 김씨는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

죽은 닭이 빈 양계장에 가득 차자 김씨는 지난 8일부터 익산과 김제 양계장을 오가던 도로에 닭을 몰래 버리기 시작했다.

이날은 20여 마리를 도로에 버렸지만, 점차 간이 부은 김씨는 퇴근 시간만 되면 닭 100마리, 200마리씩을 무단투기했다.

지난 15일까지 김씨가 도로에 내다 버린 닭은 8차례에 걸쳐 모두 1천500여마리에 달했다.

마냥 죽어 나가는 닭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김씨는 닭을 버리는 동시에 담당 지자체에 역학조사를 의뢰했고, 원인은 제3종 가축전염병인 전염성 기관지염(IB)이었다.

기관지염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전염성이 강하고, 한번 감염되면 집단 폐사나 산란율을 떨어뜨리는 등의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뒤늦게 원인을 파악해 처방했지만, 이미 김씨가 버린 닭 1천500여마리는 도로에 나뒹굴고 있었다.

죽은 닭이 도로변에 버려져 있는 것을 목격한 동네 주민은 ‘닭이 죽은 원인이 전염병이라면 큰일’이라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를 적발했다.

익산경찰서는 17일 죽은 닭을 무단 폐기한 혐의(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닭이 집단으로 죽으면 지자체에 역학조사를 의뢰, 원인이 밝혀지면 지자체의 지시에 따라 땅속에 묻거나 가축전문처리업체에 맡겨 처리해야 한다”며 “초보 양계업자인 김씨는 관련 상식이 없다 보니 도로에 갖다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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