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강도살인범, 산에 와 술 마시고 자다 우발적 범행”

“사패산 강도살인범, 산에 와 술 마시고 자다 우발적 범행”

입력 2016-06-12 12:01
업데이트 2016-06-1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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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떨어져 막막한 마음에 산행…수락산 사건과는 매우 달라”

사패산 등산객 강도살인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12일 피의자 정모(45)씨가 산에 올라와 술을 마시고 잠을 자다 일어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패산 사건과 앞서 발생한 수락산 사건의 관계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수락산 사건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고, 이에 대해 경찰이 질문하지도 않았다”며 모방범죄 가능성은 작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박원식 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과 일문일답

-- 성폭행 혐의는 없다고 했는데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가능성은 없나.

▲ 피의자 진술이나 DNA 분석으로 봤을 때 성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혼동이 있는 부분이 현장 돗자리에서 남성 DNA가 검출된 음모가 발견됐는데 이 음모는 피의자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대신 목 부위와 상의 티셔츠, 하의 등에서 남성 유전자가 발견됐는데 이것이 피의자의 유전자와 일치했다. 또, 국과수 부검 결과 성폭행은 없었다는 소견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성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허위진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계속 조사할 것이다.

-- 옷이 벗겨져 있었는데.

▲ 하의가 벗겨져 있긴 했지만, 엉덩이 아래까지가 아니라 살짝 걸친 정도다. 또, 부검 결과 질내 상처도 없고 피해자의 입술, 가슴, 귓불 구강 내에 피의자의 것과 일치한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 발견된 피의자의 DNA는 체모에서 나온 게 아니면 어떤 건가.

▲ 피의자가 피해자의 목을 조르면서 함께 넘어져 몸이 겹쳐진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땀과 수분 등이 옷과 목에 묻은 것으로 보인다. 발견된 남성유전자(YSTR)는 발견된 상태로는 남성 유전자라는 정보밖에 없지만, 용의자가 있을 경우 대조할 수 있다.

-- 범행당시 피의자는 피해자가 숨진 지 몰랐나.

▲ 목을 조르고 때렸을 때 정신을 잃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피의자는 그때 피해자가 사망하였는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 다만, 피의자가 상당한 압력으로 목을 조르고 세게 때렸기 때문에 사망을 예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우발적 범행인가.

▲ 피의자의 행적과 범행 동기 등을 봤을 때 그런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는 충남 아산에서 일용직 노동을 하며 180만원 정도 돈을 벌고 나서 올해 4월쯤 의정부로 와서 만화방 등에서 약 2달간 기거했다. 당시 만화방에서 하루 쓰는 돈이 1만4천원 정도였다. 범행 당시 피의자의 수중에 1만4천원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만화방을 나왔다. 막막한 마음에 산에 올랐다가 혼자 등산 온 피해자를 보고 돈을 뺏으려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 계획된 범행 아닌가.

▲ 범행을 계획했다면 보통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또 술을 마시고 산에서 잠을 잤다. 범행 후에 지갑을 훔치긴 했지만 바로 버린 점 등을 봤을 때도 범행을 계획하고 산에 올라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범행 후 깨어나서 쫓아올까 봐 바지를 왼쪽 한번, 오른쪽 한 번씩 잡아당겨 끌어내리긴 했지만, 이것도 계획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 그럼 산에는 왜 갔나.

▲ 돈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올라간 것이라고 한다. 사패산은 범행 날 처음 갔다고 진술했다. 의정부에 연고가 없지만 몇 년 전 잠깐 들린 적이 있다고 한다. 일용직 노동 생활을 하며 정처 없이 떠돌다가 의정부로 왔다고 보면 된다.

-- 자수 이유는

▲ 범행 직후부터 계속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다.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 검거되겠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 또,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도 느꼈다고 한다.

-- 전과는 없나.

▲ 상해 3범, 폭행 3범, 교통범죄 1건이 있다. 강력범죄 전과는 없다.

-- 수락산 살인사건과 상당히 유사한데 수락산 사건에서 영향받은 것이 아닌가.

▲ 그런 진술을 한 바는 없다. 수락산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지 경찰이 먼저 질문한 바도 없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할 예정이다. 두 사건이 비슷해 보이지만 수락산 사건은 준비한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했고 범행 이유도 오락가락했다. 피의자도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출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범행했다. 사패산 사건은 우발적인 측면이 있어 성질이 매우 다르다고 본다.

-- 강원도 원주에서 잡혔는데 어떻게 거기까지 갔나.

▲ 범행 후 의정부 모 병원 로비에서 하룻밤을 자고 양주를 거쳐 태릉으로 이동했다. 태릉에서 지하철을 타고 마석으로 이동해 마석에 있는 공중화장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인근 연립주택 건설 현장에 하루 투입돼 일당 9만 9천원을 받았다. 이 돈을 받고 춘천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 하룻밤을 자고 원주로 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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