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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밥 한술 들고가렴”…‘원영이’ 눈물의 49재

“따뜻한 밥 한술 들고가렴”…‘원영이’ 눈물의 49재

입력 2016-03-21 15:01
업데이트 2016-03-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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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지역 맘카페서 주최…직접 밥상 차려 추도“또다른 원영이 없기를”…조사 낭독하자 눈물 바다

계모의 ‘락스학대·찬물세례’ 끝에 숨진 신원영(7)군의 49재 추모식이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공원에서 열렸다.

평택 안중·포승지역 맘카페인 안포맘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지역주민, 공재광 평택시장, 시의원 등 70여명이 참석해 7살 짧은 생을 마감한 원영이의 안식을 기원했다.

안포맘 회원들은 전날 정성스레 준비한 밥과 미역국, 불고기와 잡채 등 원영이가 이승에서 누리지 못했던 기름진 음식을 준비했다. 또 숨지기 직전까지 락스와 찬물 학대로 추위에 떨어야 했던 원영이가 입을 수 있는 옷도 직접 만들었다.

류정화 대표는 조사에서 “어리석은 어른들이 못된 욕심에 널 그토록 차갑고 추운 곳에서 오랫동안 외롭게 했구나”라며 “조그만 손과 발이 차디찬 바닥에 꽁꽁 얼었을 생각에, 매서운 바람이 스며드는 캄캄한 화장실에 우두커니 있었을 생각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널 지켜주지 못한 이들을 용서치 말라고 당부하고 싶은데 너의 맑은 눈을 보면 모든 이미 이들을 용서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지는구나”라며 학대하는 나쁜 어른들이 더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도록 해볼게“라고 약속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영정 속 원영이는 자전거를 타며 천진난만한 표정 그대로였다. 지난 2014년 중순, 면접교섭권을 가진 친모와 만난 원영이가 외갓집으로 가 신나게 뛰어놀던 모습이다.

직접 밥을 한 숟갈 떠서 미역국에 말아주던 유가족은 밝게 웃는 원영이를 보다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유가족의 눈물에 지켜보던 주민들도 너도나도 손수건을 꺼내 들었고, 원영이 또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통곡하며 마치 자신의 일처럼 슬퍼했다.

이어 지역주민은 물론 타 지역에서 온 시민들까지 잇따라 추모 행렬에 나서 영정 앞 국화꽃은 금세 수북이 쌓였다.

공 시장은 추모식에 온 주민들에게 ”원영이에게 정말 미안하다. 하늘나라에서 새로운 부모님 만나 행복하길 기원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시에서 노력하겠다. 시민의 대표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고개를 떨궜다.

유가족은 ”원영이의 사망 시점이 지난달 1일인지 2일인지 불명확해 친모와 친정식구들은 전날 49재를 미리 지냈다“며 ”많은 분들이 원영이를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또다른 원영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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