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낸 광주·전남 정치권, ‘갈라진 민심’만 봤다

추석 보낸 광주·전남 정치권, ‘갈라진 민심’만 봤다

입력 2015-09-29 10:10
업데이트 2015-09-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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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함께 잘 좀 해라” VS “더는 안 되겠다 정리해라”

“더는 기대할 것 없다, 나와라”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그러느냐, 단합해야 이긴다”

4일간의 추석 명절 연휴를 보내며 광주·전남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본 민심은 크게 엇갈렸다.

이번 연휴가 민심을 듣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자신이 처한 처지와 형편에 따라 오히려 이해를 구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치권을 바라보는 지역 민심이 매우 악화했다는데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요즘 정치를 바라보는 지역민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온도 차만 있을 뿐이지 하나같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애정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고 많이 싸늘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인에 따라 민심을 해석하는 눈높이에 차이가 날수밖에 없는 만큼 해석도 제각각이었다.

일부 의원은 당내 문제보다 오히려 농어촌 선거구 지키기 등 실질적으로 우리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고 민심을 전했다.

’잘해라’는 격려에도 쓴소리와 비판이 가득 담겼다고 했지만, 당을 박차고 나와 이른바 호남발 신당을 만들라는 것은 아니었다며 ‘신당’에는 애써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박혜자(광주 서갑)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당 위원장은 29일 “미리 ‘죄송합니다’를 말할 수밖에 없다. 가슴 아픈 말을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분열은 지역민이 바라는 바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쌀값을 걱정하는 농민이 많았다”며 “정치 이야기를 하면 민주당(옛 이름)을 부르며 좀 잘하라고 말한다”고 민심을 소개했다.

김승남 (고흥·보성)의원은 “당을 쪼개기보다는 단합해서 함께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표를 바라보는 지역 내 시각도 전에는 ‘무조건 안된다’에서 지금은 ‘좀 지켜보자’는 분들도 많다”고 민심이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전했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대한 민심을 해석하는 시각은 국회의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무소속이었거나 최근 탈당한 인사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안된다’는 무용론을 강하게 주장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박주선(광주 동) 의원은 “탈당에 대해 현명한 선택을 했다. 상인들이 박수치며 환호했다. 신당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소속 천정배(광주 서을) 의원은 “한국의 미래는 절망적이고 주된 책임은 박근혜 정부에 있다”며 “야당도 이대로는 미래가 없고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민심이다”고 전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함께 창당을 선언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정치권에 대해 국민은 불만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반면 당내 주류로 분류된 일부 의원은 신당 창당이 민심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기정(광주 북갑) 의원은 “(지역민심이) 새정치민주연합과 당내 친노·비노 간 싸움에 실망하고 있지만 신당 창당을 통한 국면 돌파나 새정치민주연합이 못한 일을 해보라는 뜻은 아닌 것 같다. 단결·단합·혁신하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받아들였다.

장병완(광주 남) 의원도 “신당은 처음 기대감과는 달리 ‘이래서 되겠느냐’ 하는 반문과 함께 기대감이 많이 꺼졌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반(反) 문재인 정서는 누그러들지 않고 강하게 남아있다”고 말해 김승남 의원이 전했던 분위기와는 다른 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비노를 대표하는 주승용(여수을) 최고위원도 “당 분열은 안 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며 “다만 신당 파괴력은 문 대표가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 겨우 당내 갈등이 봉합되고 있는데 혁신안 발표 이후 다시 요동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난제 해결은 문 대표에게 전적으로 달렸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당을 나가는 것, 남아있는 것 모두 문 대표에게 달렸다는 것이다.

박지원(목포)의원은 “분열과 패권이 난무하는 당의 상황에 대해 ‘탈당해라, 신당을 만들어라’는 요구가 거세다. 하지만 한편으로 ‘분열하면 패한다. 통합 단결하라’는 요구도 있다. ‘이대로 안된다’는 민심을 거부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만들지 못하면 내가 어떤 자리에 설 것인가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황주홍(장흥·강진·영암) 전남도당 위원장은 “혁신안은 총선·대선을 더욱 어렵게 만든 패착이다”며 “난제를 해결할 유일한 해법은 문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전남에서 유일한 새누리당 소속인 이정현(순천·곡성)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논란’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다.

이 의원은 “지역민은 어려워진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 정치는 안중에도 없다”면서도 “여론을 들어보면 팽팽한 가운데 신당 쪽에 약간 우세한 민심을 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정치권 전체에 대한 실망이 커 무관심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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