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장성 잡아들인 합수단, 합참의장도 겨눌까

현역 장성 잡아들인 합수단, 합참의장도 겨눌까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5-06-05 00:10
수정 2015-06-05 00:5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해상헬기 비리에 술렁이는 해군

해군 현역 장성이 신형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과정에서 시험평가결과서를 조작한 혐의로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에 체포돼 해군이 술렁이고 있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구속에 따른 충격이 사라지기도 전에 합수단의 칼끝이 군 수뇌부를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합수단에 따르면 전날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체포된 박모(해사 35기) 소장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이 청구될 전망이다. 2012년 당시 해군 전력기획참모부장이던 박 소장은 와일드캣 시험평가를 담당한 부하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작전요구성능(ROC)을 수정하고 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소장은 2011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을 거쳐 전력기획참모부장과 군수사령관을 역임한 뒤 정책연구관으로 전역을 앞둔 상태다.

합수단은 박 소장의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군 안팎에서는 박 소장이 당시 해군참모총장이던 최윤희 현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측근이었던 점을 들어 합수단의 최종 목표가 최 의장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전력기획참모부장은 무기 도입 계획을 실질적으로 총괄했다. 국방부는 지난해 시행령을 고쳐 각 군 전략기획참모부장의 ROC 관련 권한을 합참으로 이관했다.

2차에 걸쳐 헬기 20대를 도입하고 1조 3000억원을 지출하는 와일드캣 사업은 장성 한명의 힘으로 좌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최 의장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게 합수단의 시각이다. 박 소장은 이 밖에 1조원 규모의 해군 차기호위함(FFX) 2차 사업에서 검증 안 된 엔진을 채택하는 데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박 소장이 당시 참모총장을 위해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으나 중장 진급을 못 해 불만이 많았다는 소문이 있다”면서 “박 소장이 전역한 뒤 최 의장이 그를 방사청의 일반 고위직 공무원으로 추천하려 했으나 좌절됐다는 설도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5-06-0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