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송전선로 공사 ‘치고 빠지기식’…주민 “농사 망친다” 반발

새만금송전선로 공사 ‘치고 빠지기식’…주민 “농사 망친다” 반발

입력 2015-05-20 11:54
업데이트 2015-05-2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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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대안노선 수용’vs ‘일단 공사부터’

“제발 농사 좀 지읍시다. 농번기에 주민들이 반대하는 공사를 하다니 너무 비겁하지 않습니까.”

새만금 송전선로 공사가 재개된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치고 빠지기식’ 공사를 계속하자 주민들이 공사를 막느라 농사에 집중할 수 없다며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한전은 지난 18일 새벽 전북 군산시 미성동과 옥구읍 현장 7곳에서 중단된 공사를 재개한 이후 주민들이 현장에 와 반대하면 공사를 멈춘다.

이러한 ‘치고 빠지기식’ 공사로 현재까지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새만금송전철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강경식 법무간사는 20일 “18일부터 오늘 현재까지 한전이 새벽마다 작업해 주민들이 이를 막느라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달려나갔다”며 “주민들이 막아서니 낮에는 소강상태로 대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가에서는 지금이 최고로 바쁜 때”라며 “이번 공사 강행으로 주민들이 올해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공식 재개된 새만금 송전선로 공사는 한전과 주민 측과의 논의로 일시 중단됐다가 18일 오전부터 재개됐지만, 주민 반발로 별다른 진척은 보지 못하고 있다.

대책위의 강 간사를 비롯한 일부 주민과 목회자 10여명은 한전의 철탑 공사 강행을 규탄하며 군산시 옥구읍 옥구농협 앞에서 사흘째 단식투쟁 중이다.

한전과 대책위, 김관영 국회의원실은 지난 12∼16일 합의점을 논의했으나 공사 재개 시기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전은 진상조사위원회 진행과 별도로 공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대책위는 국회 진상조사위 조사와 대안노선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국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청와대·한전의 압력에 굴복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이 요구한 대안노선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전은 진상조사위에서 대안노선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기존노선으로 공사를 먼저 진행한 뒤 10년 뒤에 지금 공사한 철탑을 뽑아 대안노선으로 건설해 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공사 재개를 중단할 수 없다는 강경 모드다.

”일단 급한 전력공급을 위해 기존 노선대로 가되, 나중에 대안노선으로 결론나면 대안노선을 주선로로 하고 기존노선을 임시노선으로 바꾸면 된다”며 공사 추진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만금 송전선로는 새만금 산업단지 전력공급을 위해 군산변전소∼새만금변전소 구간(30.6㎞)에 345㎸급 송전탑 88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전은 군산산단 일부 기업이 부하 제한을 하는 등 전력 강화가 시급하다며 42기의 시공을 끝냈다.

하지만 나머지 46기의 공사는 환경 파괴와 재산권 보호를 내세운 주민 반발로 2012년 4월부터 중단됐다가 3년여 만인 지난 12일 재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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