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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열풍 부는데”…도움 요청 못하는 흡연 청소년들>

<”금연 열풍 부는데”…도움 요청 못하는 흡연 청소년들>

입력 2015-01-10 10:45
업데이트 2015-01-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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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흡연자 상담 쇄도 불구 “낙인 찍힐라” 금연클리닉 꺼려”금연 대열 합류하도록 보듬어주는 사회 분위기 필요”

담뱃값 인상으로 새해 벽두부터 금연열풍이 전국을 휩쓸고 있지만, 10대 흡연 청소년들은 선뜻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여전히 ‘흡연의 섬’에 고립돼 있다.

어른들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하면서 흡연자임을 ‘커밍아웃’하기가 절대 쉽지 않은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제10차(2014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따르면 중·고 남학생은 한 달에 하루 이상 담배를 피운 학생이 14%나 됐다.

10년 전인 2005년 14.3%와 비교해서 거의 떨어지지 않은 수치로, 성인들의 흡연율이 떨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조사는 전국 800개 학교의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약 8만 명이 흡연·음주·비만·식습관·신체활동 등 관련 126개 문항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금연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각 지역 보건소 금연클리닉에는 최근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를 끊으려는 성인 흡연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년과 노인, 여성들까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몰리면서 금연클리닉은 매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하지만, 이곳에 10대 흡연 청소년을 위한 자리는 없다. 있다고 해도 자발적으로 이곳을 찾는 흡연 청소년은 극히 드물다.

학교에서 적발돼 금연 확인증을 받아가야 하는 경우나, 부모 손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금연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연클리닉을 방문하면 자신의 신원이 노출돼 학교에 알려져 문제 학생으로 낙인 찍히거나 징계를 당하는 것이 두려워 쉽게 찾지 못하는 것이다.

온다고 하더라도 금연에 성공하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 10대의 경우 금연 의지가 약할 때 쉽게 포기하기 마련이다.

청소년 흡연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금연 성공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금연클리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10대들은 주위 환경 등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금연클리닉에 오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프로그램을 마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금연클리닉에서 금연 프로그램 참가자에게 6개월간 9회 이상 상담 서비스와 금연 보조제가 무료로 제공되지만, 청소년 흡연자들에게는 이런 금연보조제도 지원되지 않는다.

니코틴이 함유된 패치나 껌, 사탕 등 니코틴을 체내에 흡수시켜 금단현상을 최소화시킨다.

하지만, 금연보조제 대체요법은 현행법상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청소년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 벌이는 흡연 예방 교육과 함께 이미 담배에 손을 댄 청소년들을 금연으로 이끌 실질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누리 청소년회 금연학교 이동순 상담사는 “한때의 잘못일 뿐 인생의 낙오자는 아니라고 어른들이 보듬어야 한다”며 “흡연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고 금연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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