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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구제역 한달…4개 시·군 19개 농장 휩쓸어

충북 구제역 한달…4개 시·군 19개 농장 휩쓸어

입력 2015-01-02 11:23
업데이트 2015-01-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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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1만8천739마리 살처분…이달 중순 ‘방역 효과’ 기대”삼진아웃제·과태료 증액해 원인제공 농가 책임 물어야”

충북 진천의 대기업 계열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 파동이 한 달을 맞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구제역이 번지면서 충북도내 확진 농가는 19곳, 살처분한 돼지는 1만8천739마리에 달했다.

충북도는 축산 기반 붕괴 위기로까지 몰렸던 3년여 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방역에 주력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방역 당국이 백신 접종과 소독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양돈 농가의 방역 실태 확인에는 소홀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기업 계열농장이 진원지였다는 점에서 영세 농가만도 못한 안일한 의식과 방역 체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삼진 아웃제나 과태료 증액 등 구제역 발생 농가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 HACCP 인증 농장서 첫 발생

충북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곳은 개인 농장이 아니었다.

모돈을 키우면서 새끼돼지를 진천과 경기도 이천·용인 등 20여개 농장에 위탁 사육하는 축산 대기업 계열농장이다. 돼지 마릿수가 1만5천여마리에 달했다.

이 농장은 위해요소중점관리(HACCP) 인증을 받은 ‘안전 농장’이었지만, 의심 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늘어나면서 1만5천여마리의 돼지 중 1만115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해 12월 3일 첫 신고 접수 후 하루 뒤에 이 농장과 인접한 같은 계열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연말까지 한 달간 진천 9곳, 청주 7곳, 증평 2곳, 음성 1곳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방역 당국의 한 관계자는 “구제역이 쉴 새 없이 터지면서 33만6천여마리의 소·돼지를 밤낮없이 살처분했던 2010년 12월의 악몽이 되살아났다”고 털어놨다.

◇ 발병 원인, 백신 접종 소홀 가능성에 ‘방점’

구제역 발병 원인 조사에 나선 방역 당국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백신 접종 소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대기업 계열농장의 돼지 살처분 과정에서 조사한 백신 항체 형성률은 38%에 그쳤고, 인근 계열농장 역시 항체율이 16.7%에 불과한 돼지도 있어 방역 당국을 경악시켰다.

항체 형성률이 낮다는 것은 결국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미흡했기 때문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분석이다.

방역 당국의 분석대로라면 3년여 만에 다시 터진 이번 구제역 사태는 축산 대기업과 그 계열농장의 안일함과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 탓에 애먼 영세농가까지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충북도와 진천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발병 원인을 제공한 대기업과 양돈농가에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도축장 검사에서 비육돈을 기준으로 할 때 구제역 항체율이 20% 이하이면 추가 검사를 거쳐 1차 50만원, 2차 200만원, 3차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양돈농가가 이런 과태료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만큼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과태료 최소 금액을 300만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삼진 아웃제’를 도입, 영구 퇴출시킬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지자체는 또 빈번한 구제역에 대한 지원으로 지방재정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을 고려, 살처분 보상금(국비·지방비 8대 2)과 매몰비용(” 5대 5)에 대한 국비 지원을 늘려줄 것도 정부에 요청했다.

◇ 전면적 예방 접종·방역…”이달 중순 진정될 듯”

청주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추가로 발생하는 등 여전히 구제역이 이어지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이달 중순이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대적인 예방 접종과 방역에 나선만큼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충북도 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초 돼지 54만8천마리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예방 백신 접종에 나섰다.

그 결과 도축장 검사에서 구제역 항체율이 진천의 경우 80%, 청주는 67%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접종이 마무리되는 오는 6∼7일이면 청주를 비롯, 도내 양돈농가가 출하하는 돼지의 항체율이 80% 이상 될 것으로 충북도는 내다보고 있다.

충북도 방역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2차 백신 접종이 조만간 마무리 단계이고, 항체가 형성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14일께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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