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다가구 30㎝ 내려앉아… 10월 말부터 보강공사 진행
서울 잠실 석촌지하차도에 대형 싱크홀과 동공(빈 공간)이 발생한 데 이어 지하철 9호선 공사장 인근 건물들이 기울어지는 현상이 잇따라 나타났다. 이중 크게 기울어진 다가구주택의 보강공사를 하고 있는 업체 대표는 기울어진 집이 10여채에 달하며 원인은 지하철 공사라고 주장했다.10일 기울어진 건물을 바로잡는 보강공사가 진행되는 서울 송파구의 한 5층 다가구주택에 공사장비와 자재 등이 가득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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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건물 벽에 금이 가고, 바닥에 놓인 음료수 병이 한쪽 방향으로 굴러가는 등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0월 말부터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5층 다가구 주택 한 곳은 건물 한쪽이 30㎝나 가라앉은 상태다. 입주민 이모(52·여)씨는 “지난해 말부터 시멘트가 떨어지고, 냉장고 문이 저절로 열리는가 하면 새시가 잘 닫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건물의 수평복원 공사를 맡은 변항룡(62·공학박사)씨는 “건물 기울기 위험도는 A~E등급 중 최하인 E등급으로 오는 20일까지 건물에서 강관파일(쇠 말뚝)을 땅속으로 박는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10채가 훨씬 넘는 주변 건물들도 정도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이 지난 건물이 평평하다가 갑자기 기울어진 것은 주변 공사 외에 이유가 없다”면서 “이곳 주변의 공사장은 20여m 떨어진 지하철 공사 현장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변씨는 집이 기울어지는 것만으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지반침하로 인한 안전문제가 제기되자 지하철 9호선 918공구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해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지하철 9호선 공사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보수공사 중인 건물은 지하철 공사장과 인접한 건물이 아니라 한 구역 떨어진 곳”이라면서 “현장 확인 결과 큰 도로 쪽 건물 여러 채가 같은 방향으로 조금씩 기울어져 있다는 것도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2014-11-11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