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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춧값 폭락에 밭 갈아엎는 안타까운 농심

배춧값 폭락에 밭 갈아엎는 안타까운 농심

입력 2014-11-06 00:00
업데이트 2014-11-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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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배추 주문 줄면서 괴산서 배추 폐기 줄이어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운 배추를 갈아엎는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한마디로 억장이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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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농심
안타까운 농심 6일 오전 충북 괴산군 문광면의 한 배추 밭에서 한 농민이 배추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산지폐기한 배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괴산군 문광면에서 1만6천여㎡의 배추 농사를 짓는 조모(57)씨는 지난 5일 절반 가까운 배추밭을 갈아엎었다.

배추가 풍작을 이루면서 산지 가격이 포기당 500원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조씨는 이 밭에서 수확한 배추로 해마다 20㎏짜리 절임배추 2천여 상자를 만들어 판다.

예년 이맘때면 주문이 밀려들어 가족 전체가 절임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주문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판로가 막힌 상태다.

조씨는 “전국적으로 배추 생산이 늘어난 데다 절임배추를 만들어 파는 농가도 많아져 올해 900여 상자의 주문이 들어오는데 그쳤다”며 “김장철인 내달 초까지 추가 주문이 없으면 남은 배추의 절반가량을 더 갈아엎어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배춧값이 폭락하면서 수확을 앞둔 배추를 통째로 폐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지금까지 괴산지역에서만 100곳이 넘는 농가가 배추밭을 갈아엎거나 예초기로 배추 몸통을 잘라낸 상태다.

괴산농협의 김진수 차장은 “배추를 폐기하는 농가에 정부가 1천㎡당 79만6천원을 지원하면서 씨앗값이라도 건져보려는 농민들의 폐기에 참여하고 있다”며 “관할인 괴산읍, 문광면, 소수면에서만 65농가가 이미 배추를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4천㎡의 배추밭을 갈아엎은 김모(58)씨는 “1천㎡의 밭에서 2천500포기의 배추가 생산되는 것을 감안하면 포기당 정부 보상금은 318원에 불과하지만 손해를 줄이려면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배춧값이 폭락하고 절임배추 주문까지 덩달아 줄면서 괴산군과 괴산시골절임배추영농조합 등도 비상이 걸렸다.

괴산군청의 신형수 유통가공팀장은 “전국 지자체 등에 괴산 절임배추를 홍보하는 문서를 보내고, 서울 등에서 판촉행사를 여는 등 배추판매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980여곳의 농가가 611㏊의 배추를 재배한다.

지난해 절임배추 생산량은 20㎏짜리 114만 상자(335억원 어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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