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서 토사 주택 덮쳐 2명 구조, 도로 곳곳 통제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축대에서 쏟아진 토사가 주택을 덮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외포마을 전원주택 신축단지 축대벽이 집중호우로 맥없이 무너져 아래 주택가를 덮쳤다. 이 사고로 일가족 4명이 자는 주택을 덮쳐 2명이 토사에 깔려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에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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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로 토사가 김모(76) 할머니와 아들 등 일가족 4명이 자고 있던 1층 단독주택을 덮쳤다.
할머니의 작은 아들인 김모(48)씨 부부는 사고 직후 집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토사가 직접 덮친 방 2곳에 따로 자고 있던 김씨 할머니와 큰아들(52)은 토사에 깔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큰아들 김모(52)씨는 비교적 쉽게 구조했지만, 장롱에 다리가 끼였던 김씨 할머니는 오전 6시께 겨우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구조작업은 추가 붕괴 위험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고 인근 8개 가구 주민 20여명도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오후 2시 현재 거제시 수양동 2가구, 김해시 명법동 3가구 주택이 각각 침수됐다.
김해시 명동리 명동정수장 앞 국도 14호선 도로가 일부 유실돼 왕복 6개 차선 중에 2개 차선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양산시에서는 동면 내송이 산지마을 주민 4명이 고립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해시 대동면 신안마을 낙동강 주변 연밭단지에서 4명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날 오전 7시에는 진주시 문산읍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스포티지 차량이 중앙 분리대를 충돌한 데 이어 뒤따라오던 소나타 차량에 들이받혔다.
이 사고로 스포티지 운전자 박모(54)씨가 크게 다치고 함께 타고 있던 이모(57)씨 등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에서는 이날 오전 5시 24분께는 부산진구 당감동의 높이 6m짜리 축대가 30m가량 붕괴했다.
이 사고로 절개지 아래 주차해 놓은 차량 3대가 파손되고 인근 4가구 주민 9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상수도관도 파열돼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해당 구청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가능성을 우려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오전 4시 50분께 부산 동구 범상로에 있는 한 폐가의 높이 3m 담벼락이 6m가량 무너졌다.
무너진 담벼락이 인근 박모(61)씨의 집을 덮쳤지만 다행히 창문틀만 일부 파손되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어 오전 8시 10분께 수영구 금련산에서 빗물이 쏟아져 내리면서 한 유치원의 지하 사무실이 침수된 것을 비롯해 10여 곳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사하구 다산로에는 산에서 많은 양의 흙이 흘러내려 산사태까지 우려된다.
또 온천천의 물이 불어나 이날 오전 4시와 4시 30분부터 각각 연안교와 세병교 아래 강변도로의 차량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오전 4시 20분께는 북구 화명생태공원 주변 도로가 통제됐으며, 오전 9시 10분께는 북구 금곡대로에 빗물이 범람하기도 했다.
빗길 교통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0시 25분께 사하구 다대동 강변도로에서 김모(58)씨가 운전하던 카렌스 승용차가 마주 오던 옵티마 승용차와 정면으로 부딪쳐 3명이 다쳤다.
앞서 17일 오후 11시 15분께 서구 동대신동의 한 교회 인근 도로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시내버스가 가로등과 주택을 잇따라 들이받고 멈춰서 2명이 다쳤다.
울산에는 낮 12시부터 시간당 30∼4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울산시 남구 남산로변의 급경사지에서 흙더미와 돌이 무너져 도로로 떨어지거나 중구 유곡중학교 인근에서 흙담이 무너지는 등 폭우로 말미암은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울산시 소방본부는 현재 도로침수 등 신고가 약 40건 접수됐으나, 아직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는 도로 5곳, 경북 경산도 도로 5곳에서 각각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전남지역은 영광군 영광읍과 백수읍, 장성군 북하면과 북이면 등에서 주택 9채가 침수 피해를 봤다.
오전 6시30분께는 장성군 북하면 남창 계곡 지류의 한 펜션 건축현장에서 집주인과 근로자들이 불어난 계곡물 때문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 도심에는 오전 6시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면서 화정사거리와 북구청사거리, 국립광주박물관 인근 삼거리 등 7곳의 신호등이 고장 나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다.
23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전북 고창에서는 신림면 세곡삼거리에 토사가 유실돼 왕복 2차선 도로의 한 개 차로가 막혔다.
완주군 구이면 계곡리에서도 왕복 2차로 도로 중 한 개 차로가 유실된 토사에 막혀 도로가 통제됐으며 정읍시 소성면 기린리의 한 오리농장도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로 침수됐다.
정읍시 연지동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상가들도 불어난 빗물에 일부가 침수됐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국민은행 뒤편 주차장 벽이 무너져 차 한 대가 파손되기도 했다.
전주 효자교와 우림교, 이동교, 마전교의 언더패스(다리 밑을 지나는 도로)도 불어난 물에 모두 통행이 통제됐다.
200㎜ 안팎의 비가 내린 정읍시 북면과 태인면에서는 농경지 70㏊가 물에 잠겼고, 고창 아산면에서도 논과 밭 33㏊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은 19일까지 곳에 따라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오겠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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