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상인들 “상생 필요없다…롯데 떠나라”

수원 상인들 “상생 필요없다…롯데 떠나라”

입력 2014-07-29 00:00
업데이트 2014-07-2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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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상인회장단, 쇼핑몰 개장 반대 6일째 단식농성

수원지역 22개 전통시장 상인들이 수원역 롯데쇼핑몰 개점에 반대하며 지난 24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비상대책위원들을 중심으로 6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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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수원역 앞에서 롯데쇼핑몰 개점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 전통시장 상인들.  연합뉴스
29일 오전 수원역 앞에서 롯데쇼핑몰 개점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수원시 전통시장 상인들.
연합뉴스
애초 롯데 측에 피해 보상금 500억원 지급과 상생협력방안 마련을 요구하던 비대위는 그동안 요구조건을 모두 철회, 쇼핑몰 개점 무기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한중 비대위원장은 29일 수원역 앞 농성장에서 “롯데쇼핑몰이 개점하면 수원시내 22개 전통시장 3천500여 개 점포주가 몰락하는 것은 자명하다”면서 “그동안 적절한 피해보상과 상생협력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롯데가 묵살해 우리도 강력하게 투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에 따라 상인회 회장단이 참여하는 롯데몰 입점 반대 단식농성을 일단 31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8월 중순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시내 전통시장 가게 문을 모두 닫고 수원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필요에 따라 점포 허가증을 수원시청에 반납하기로 했다.

상인들이 이처럼 강경 투쟁을 벌이게 된 이유는 10년 전인 2004년 수원역 민자역사에 애경백화점(현 AK백화점)이 들어선 이후 전통시장 상권이 크게 위축돼 막대한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애경백화점 입점 이후 팔달문(남문) 일대 영화관 6개가 모두 폐업했고 로데오거리, 팔달문시장, 패션1번가 등 중심상권이 급격히 몰락했다. 남문 일대에 신축된 베레슈트, 디자이너클럽 등 10층 이상 대형 건물이 대부분 부도 나 수천 명이 피해를 봤다.

상인들은 경기남부 최대 규모인 수원역 롯데쇼핑몰이 추가로 문을 열면 애경백화점 입점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문패션1번가 상인회 김국선 회장은 “애경 입점 이후 건물 2∼3층과 지하실은 80% 이상 공실이 됐고 매출도 반토막 났다”면서 “백화점, 마트, 쇼핑센터, 극장까지 모두 갖춘 롯데쇼핑몰이 들어서면 우린 다 죽는다”고 고개를 숙였다.

팔달문시장 상인회 조정호 회장은 “팔달문시장 300여 점포에서 공산품을 취급하는데 거대 쇼핑몰이 인근에 들어서면 경쟁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원역 바로 앞에 있는 매산시장 상인들의 걱정은 더욱 심각하다.

곽상희 회장은 “우리는 농축산물 등 식품을 주로 판매하는데 바로 앞에 신선하고 값싸고 편리한 롯데마트가 들어오면 소비자가 어디로 가겠느냐”고 물었고, 테마거리 상인회 한성철 회장도 “롯데가 개점을 앞두고 시장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물론 아르바이트생까지 모두 빼가 당장 일 시킬 사람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비대위원들의 단식농성이 6일째 이어지면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상인들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 수원시상인연합회 최극렬(58) 회장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진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매산시장 곽상희 회장이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한편 롯데쇼핑은 수원역 서측 옛 KCC공장 부지 27만㎡에 백화점·쇼핑몰·대형마트·영화관 등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8층, 연면적 23만㎡ 규모의 수원역 롯데쇼핑몰을 다음 달 개장할 예정이다.

롯데 측은 상인들의 개점 반대 요구가 거센 데다 수원시가 교통난 등을 이유로 임시사용허가를 내주지 않을 뜻을 보이자 개점을 당분간 연기한 상태다.

롯데 관계자는 “전통시장 상인들과의 상생협약 체결 문제와 교통대책이 해결되지 않아 개점 일자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상인연합회의 반발이 매우 거센 데다 롯데쇼핑몰 연결도로인 과선교 연장공사가 완공되지 않아 현 상태로는 건축물 임시사용 승인을 내줄 수 없다”고 확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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