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회계사 낀 일당 자격증 위조해 거액 사기대출

현직 회계사 낀 일당 자격증 위조해 거액 사기대출

입력 2014-07-11 00:00
업데이트 2014-07-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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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전문직 대상 대출심사 허술한 점 악용”

시중 은행이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 없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점을 악용해 현직 공인회계사들이 위조된 자격증으로 거액의 사기 대출을 받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호경)는 타인 명의로 회계사, 변호사 자격증을 위조해 전문직 우대 대출을 받는 수법으로 금융권에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공인회계사 강모(36)씨와 나모(35)씨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자격증 위조대출에 가담한 자영업자 이모(41)씨 등 9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강씨 등은 2012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위조한 뒤 농협은행 등으로부터 총 30억여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농협은행 등에서 전문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인 ‘슈퍼프로론’을 이용했다. 이 상품은 전문직 자격증 등 증빙서류만 갖추면 일반 직장인보다 대출한도가 2∼3배가량 높다.

강씨 등은 사기대출에 이용할 목적으로 유령회사인 A회계법인을 설립하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대출 희망자들을 모집, 이들 이름으로 가짜 회계사 자격증을 위조했다.

범행을 주도한 총책 강씨는 금융기관에 대출 희망자 앞으로 대출을 신청해 주고 한 건당 대출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겼다.

강씨는 또 대출 희망자 명의로 유령회사인 A회계법인에서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다.

강씨는 시중은행으로부터 현직 회계사인지 재직 확인 요청이 들어오면 자신이 대표 회계사로 있는 유령법인의 강남지점 소속 회계사라고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와 나씨는 각각 서울대 경영학과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공인회계사로, 업계 불황 속에 회계사 수입만으로는 도박과 주식투자로 인한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사기대출을 공모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또 전세계약서를 위조해 한국씨티은행과 HK저축은행 등으로부터 전세담보 대출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 등은 실행책, 모집책, 위조책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하는 등 조직적인 사업의 형태를 보였다”며 “금융권이 전문직 종사자들을 상대로 엄격한 심사 없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것을 악용한 범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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