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휩싸여…” 임병장 조준사격 일부 시인

“분노 휩싸여…” 임병장 조준사격 일부 시인

입력 2014-07-09 00:00
수정 2014-07-09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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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총기 난사 현장 검증…“동료가 총 겨눠…먼저 쐈다” 구체적 범행동기엔 입 다물어

군 수사 당국이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을 8일 실시했다. 범행 동기가 병영 내 집단 따돌림 등 소외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 가운데 범인 임모(22) 병장이 부대원 일부를 조준사격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임 병장은 이후 진술이 오락가락했으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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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을 8일 실시한 가운데 사건의 주범 임모 병장(가운데)이 군 수사진에게 둘러싸여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이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의 현장검증을 8일 실시한 가운데 사건의 주범 임모 병장(가운데)이 군 수사진에게 둘러싸여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은 모자를 쓰고 수갑을 찬 임 병장은 이날 육군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GOP소초 후방 보급로 삼거리 등 사건 현장을 돌았다. 임 병장의 진술로 사건 당시 생활관 주변에서 그를 제압하기 위한 부대원들의 저항이 있었음도 드러났다. 임 병장은 생활관에 도착하자 수사관에게 “(동료 장병들이) 대응사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김모 상병이 총을 들고 있었고 나를 조준해서 내가 먼저 1발을 쐈다”고 말했다. 첫 사격 후 생활관으로 이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그쪽으로 도망갔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수사관이 “사격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이 있다. 조준사격하는 모습이 본인 맞느냐”고 묻자 “맞는 것 같다”며 조준사격을 일부 시인했다. 하지만 수사관이 생활관 안에서 “신발장 근처에서 조준사격했느냐”고 묻자 “조준사격은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수사관이 “목격자들이 ‘서서쏴 자세’로 사격했다고 진술한다”고 하자 임 병장은 “목격자 진술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생활관 안에서 사망한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총을 쏠 당시 등을 돌리고 있어서 누군지 몰랐다”고 말해 특정인을 가리지 않고 사격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총을 쏜 이유에 대해서는 “분노에 휩싸여 있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현장검증에 참여한 한 유가족은 “임 병장이 속이지는 않는 것 같지만 자식을 잃은 응어리가 풀리겠느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고성 국방부 공동취재단·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07-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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