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정책 개선’ 서울구치소 교도관 찾은 판사님들

‘교정정책 개선’ 서울구치소 교도관 찾은 판사님들

입력 2014-07-08 00:00
업데이트 2014-07-0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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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30여명 첫 ‘소통’

“재판을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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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은 서울중앙지법 임성근(맨 오른쪽)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최덕(맨 왼쪽) 구치소장 등 교도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지법 판사 36명이 서울구치소를 한꺼번에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수용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7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은 서울중앙지법 임성근(맨 오른쪽) 형사수석부장판사가 최덕(맨 왼쪽) 구치소장 등 교도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지법 판사 36명이 서울구치소를 한꺼번에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수용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7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찾은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판사 30여명은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대부분 사법연수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구치소를 방문했다고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수감시킨 재소자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교도관을 상대로 질문 공세를 쏟아냈다. 마침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小暑)였기 때문인지 기온이 30도를 웃돌았다. 판사들은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다가도 4평도 안 되는 공간(12.32㎡)에서 재소자 6~7명이 함께 취침한다는 설명을 듣고는 금세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생각에 빠져드는 판사도 있었다.

이날 방문은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구치소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판사들이 재소자와 교도관의 애로사항을 듣고 교정시설을 둘러보며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서울구치소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된 피고인들이 수감되는 곳으로,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판사들이 이처럼 대거 방문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판사들은 중앙통제실, 취사장, 수용동 등을 차례차례 돌았다. 이후에는 간담회를 통해 재소자, 교도관들과 대화를 나눴다. 교도관들은 “형사 사건의 공범들끼리 같은 구치소에 수감되면 서로 입을 맞추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 공범들은 서로 다른 구치소에 수감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부 재소자들은 “재판부에 반성문을 여러 번 제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법관들이 그 내용을 제대로 읽었는지 피고인들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판사들은 간담회 내내 고개를 끄떡이거나 메모를 하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성근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은 “법원 청사 지하에 있는 구치감 시설이 협소해 재판을 받으러 온 피고인들이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밖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곧바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마음으로 구치소를 찾았는데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7-0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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