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출입마저 가로막은 전주시청의 ‘불통’

화장실 출입마저 가로막은 전주시청의 ‘불통’

입력 2014-07-03 00:00
업데이트 2014-07-0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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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화장실이라도 가게 해달라.”

3일 오후 전북 전주시청 현관 앞에서는 화장실을 가려는 시내버스 노조원 남녀 2명과 이를 가로막는 청사 관리직원들 간의 몸싸움이 한참 동안 계속됐다.

전주시는 시내버스 노조원 70여명이 이날 오전 시청사 앞에서 집회를 연 뒤 농성에 들어가자 청사 1층 출입구 3곳 가운데 2곳을 막고 하루종일 출입을 통제했다. 해고 노동자의 자살로 격앙돼 있는 시내버스 노조원들이 시청사에 진입해 난동을 피울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시청사는 1층 바깥쪽의 철제문이 내려지면서 2중 3중으로 종일 굳게 잠겼고 지하 주차장에서 1층으로 향하는 비상문까지 걸어잠금으로써 많은 시민이 애를 먹어야 했다.

특히 각 실·국의 직원 50명가량은 근무시간도 아랑곳하지 않고 1층 현관에 모여 있는 모습도 보였다.

화장실을 가려다가 제지당한 한 시내버스 노조원은 “우리는 노조원이기 이전에 전주시민인데 왜 청사 출입을 못하게 하느냐”며 “최소한 급한 용무는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지만 시청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이 노조원은 “벌써 두 달 넘게 시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했지만 노동자들이 시청사에 난입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소통으로 사람냄새 나는 시청’을 만들겠다는 김 시장의 약속은 어디에 간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영문도 모른 채 시청을 방문한 민원인들도 출입구를 찾아 헤매다 가까스로 청사에 들어왔다.

민원인 김모(68·여)씨는 “무슨 난리가 난 줄 알았다”며 “지하에 차를 두고 1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그 문마저 닫혀 있어 지하주차장을 거슬러 걸어오는 바람에 매우 위험했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집회를 한다는 보고는 받았지만 청사 문 곳곳을 잠그고 민원인의 통행에 불편을 준 사실은 몰랐다”며 “시내버스 문제 해결을 위해 뛰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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