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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학습효과’ 고양터미널 650여명 신속 대피

’세월호 학습효과’ 고양터미널 650여명 신속 대피

입력 2014-05-27 00:00
업데이트 201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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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방송 안들리는데 시민들 서로 ‘대피하라’ 외쳐”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26일 발생한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사고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신속히 대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화재 대피 안내방송이 안 들리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은 연기가 나자 서로 ‘대피하라’고 크게 외치며 건물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이번 화재는 인테리어 공사업체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 등이 원인으로 현재 파악되고 있다.

즉, 어이없는 ‘인재’(人災)로 오후 6시 현재 6명이 사망하고 42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인테리어 공사 현장의 작업자 등 80여 명은 대부분 무사히 탈출한 것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럼에도 터미널 건물 안에 있던 사람 수를 고려하면 세월호 참사를 경험한 시민들이 잘 대처해 그나마 더 큰 참사를 막은 것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버스 터미널, 대형마트 홈플러스,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 쇼핑센터 공사현장 등에는 모두 70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자를 제외한 650여 명 중 절반은 소방대원들의 유도와 도움 아래 대피하고 나머지는 검은 연기를 보자마자 건물 밖으로 알아서 뛰어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터미널로 올라가던 주부 장모(42·여)씨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와서 봤더니 갑자기 불이 확 올라왔다”면서 “’뛰어! 대피해!’라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서 그 자리에 짐 내려놓고 애들 데리고 대피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시민들은 “대피 방송이 들리지 않았는데도 ‘대피하라’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고 증언했다.

이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던 사람들도 직원들의 안내 하에 신속히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최초로 119 신고를 한 문모(33)씨는 “3층에서 ‘화재가 났으니 대피하세요’라는 녹음 방송이 나오고 있었는데도 일하고 있던 인부들은 공사현장 정리를 하고 있었다”면서 “’큰불이 났다,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고 설득해 같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공사 현장 등에서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이 난 터미널 지하 1층 9천여㎡ 공간에서는 80여 명이 8월 개장 예정인 아웃렛 식당가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소방 당국은 용접작업 중 튄 불씨가 가연성 자재에 옮겨 붙으며 불길이 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테리어 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들은 통상 쉽게 불이 나고 유독성 가스가 다량 발생하는데도 현장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작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찰은 조사하고 있다.

한편,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정부 당국이 전국 주요시설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총체적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부의 점검 허점을 드러냈다.

정부는 9일부터 정부합동점검단을 투입해 교통수단, 국가기간시설, 산업단지, 다중이용시설 등 안전점검이 필요한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으나 경기와 전남은 세월호 수습에 집중해야 한다며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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