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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前원장은 수천만원 든 와인박스 받았을까

원세훈 前원장은 수천만원 든 와인박스 받았을까

입력 2014-05-23 00:00
업데이트 2014-05-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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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수수 사건’ 항소심 재판부 롯데호텔서 현장검증

”이곳도 법정과 같습니다. 교도관을 대동해 피고인을 로비로 내려오도록 하십시오.”

2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투숙객들이 무심하게 지나다니던 로비에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사복 차림의 경찰 10여 명이 호텔 엘리베이터 주변을 갑자기 에워싸면서 주변을 통제하자 객실로 올라가려던 사람들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굳은 표정을 한 원세훈(63) 전 국정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흰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한 그는 주변에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로비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날 롯데호텔에서는 건설업자로부터 부적절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원 전 원장에 대한 법원의 현장검증이 열렸다.

서울고법 형사3부(강영수 부장판사)는 금품이 오갔다고 알려진 곳 중 하나인 롯데호텔의 객실과 통로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절차는 오후 3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원 전 원장 측의 요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10분 정도 지연됐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호텔 ‘보안구역’에서 대기하던 원 전 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수갑을 풀고 로비에 나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로비가 아닌 객실에서 절차를 시작해달라는 뜻도 전했다.

재판부는 수갑을 엘리베이터 안에서 풀고 나올 수 있게 허가하는 대신 현장검증 절차는 로비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정했다.

롯데호텔은 원 전 원장이 지난 2009년 7월과 9월, 2010년 1월 세 차례에 걸쳐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장소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객실 3314호 등에서 원 전 원장에게 수천만원이 들어있는 와인박스를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고인 신분으로 현장검증에 참가한 황 대표는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객실로 올라가 원 전 원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오른쪽에 서 있던 원 전 원장은 그를 향해 눈도 돌리지 않았다. 다만 두 손을 모은 채 입을 굳게 다물고 서 있었다.

현장검증에는 재판부 판사 3명과 검사 2명, 변호인 4명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동선을 정하는 등 10분간 논의를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고 33층 객실로 향했다.

재판부의 방침에 따라 객실에서 이뤄진 현장검증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7월∼2010년 12월 황보연 대표로부터 홈플러스 연수원 공사 인허가 문제를 빨리 해결해 달라는 청탁 등과 함께 4차례에 걸쳐서 총 1억6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6천275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국정원장 재임시 인터넷 댓글 활동을 지시해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도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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