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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분향소 앞에 선 유가족들 ‘침묵 피켓시위’

<세월호참사> 분향소 앞에 선 유가족들 ‘침묵 피켓시위’

입력 2014-05-03 00:00
업데이트 2014-05-0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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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진상규명 특검 시행해야”…정부·교육당국 비판

“내 아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월호 침몰 사고 18일째를 맞은 3일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 앞에 피켓을 든 유족들이 일렬로 섰다.

침묵을 의미하는 하얀 마스크에, 밖에서 지낸 지 오래된 듯한 낡은 옷차림.

유족들은 각자 두 손으로 피켓 하나씩을 들고 정부와 교육 당국에 호소하는 글을 적어 ‘침묵의 시위’를 시작했다.

”나약한 부모의 마음을 지켜주세요” “내 아이를 돌려주세요”라는 글에서부터 “학생들이 죽어갈 때 단원고 교사들은 무얼 하고 있었나요”, “단원고 교사들은 교단에 설 자격 없다”는 글들까지 각자 하고 싶은 말들이 피켓에 하나씩 적혀 있었다.

이제 더는 흘릴 눈물도 없는 듯 유족들은 무표정한 얼굴을 마스크로 거의 다 가린 채 정부와 교육 당국에 대해 무언의 시위를 했다.

유족들은 침묵 시위와 함께 ‘단원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일동’ 명의의 유인물을 조문객들에게 배포하며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도 요구했다.

유족들은 유인물에서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안 하고 회의만 하고,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대는 이 정부를 저희는 믿고 기다렸다. 현장에서 부모들이 두 눈 뜨고 보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안 했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심리지원과 생활안정대책, 학교정상화 등 범정부사고대책본부와 경기도교육청대책본부가 제시한 대안에 대해서도 불신을 토로하고 “사고 진상 규명이 최우선”이라며 “믿을 수 있는 분들의 특검을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의 침묵시위 옆으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파란색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지어 섰다.

별다른 말은 없지만, 유족들 곁에서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린이날이 이어지는 4일의 긴 연휴에도 불구, 따로 시간을 내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은 학생들과 어르신 등 조문객들은 분향소 앞에서 펼쳐지는 유족들의 침묵시위를 바라보곤 눈물을 훔치며 조문을 하려고 분향소 안으로 하나 둘 들어갔다.

어린 학생들에게 국화꽃과 눈물을 함께 올린 조문객들은 분향소 밖으로 나와선 노란 리본을 화랑유원지 곳곳에 묶으며 전하고 싶은 말들을 포스트 잇에 적어 붙였다.

”어른들이 미안해”라거나 “얼마나 춥고 무서웠니 얘들아, 다음 생애에서는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는 등 시민이 붙인 글들로 벽은 노랗게 물들어갔다.

공식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지 5일째인 이날 조문객들은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여 동안 4천1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공식 분향소가 차려진 첫날부터 합하면 11만1천300여명이, 임시 분향소가 차려진 날부터 합하면 모두 29만1천7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분향소 측은 집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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